면세점 업계가 분주하다.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발판 삼아 다시 고객을 맞을 채비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본점의 뷰티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매장을 대대적 개편한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뷰티 및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뷰티 브랜드를 200여 개에서 240여 개로 확대·개편한다. 이중 K뷰티 브랜드를 90개에서 106개로 대거 확대한다.
가치소비 추세를 반영해 비건 및 클린뷰티(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브랜드도 선보인다. 올해 1월 향기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06% 늘어나는 등 추세를 고려해 다양한 콘셉트의 향 브랜드도 대거 입점한다.
고객 편의에 맞춰 매장도 변신한다. 명동점 10층 외 11층까지 매장을 확대하고, 신규 K뷰티 및 향수 브랜드의 팝업 체험존 등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신세계백화점과 멤버십 제휴를 맺고 면세점에서도 ‘백화점 VIP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리오프닝에 맞춰 MD(상품기획자)를 개편·강화하고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행사를 이어가며 VIP 혜택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면세점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일부터 내국인 대상 대규모 증정·할인행사를 시작했다.
베르사체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고, 서울·부산 시내점에서 하루 55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이달 19일과 26일 출발하는 무착륙 관광 비행 탑승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면세점들이 이처럼 ‘마케팅 허리띠’를 푼 것은 하반기에 해외여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자 미국 유럽 등은 관광객의 입국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또 43년 만의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가 가져올 효과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존에 내국인이 해외로 출국 시 면세점에서 5000달러까지만 구매할 수 있었다. 정부는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소비의 내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들이 완화되면서 한국도 빠르면 이달 말부터 해외여행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국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해외여행이 본격화되기 전, 먼저 숨통을 틔우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