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슈퍼루키 김도영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슈퍼루키'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슈퍼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김도영은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1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부터 세 경기 연속 멀티 히트. 시범경기 타율을 0.533까지 끌어올렸다. 김도영이 맹활약한 KIA는 박병호·황재균 등 정예 멤버가 나선 '디펜딩 챔피언' KT를 4-2로 이기고 시범경기 무패(3승 1무) 행진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1회 초 KT 선발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깔끔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6㎞ 바깥쪽(오른손 타자 기준)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쳤다.
고영표는 2021시즌 퀄리티스타트(21회) 이닝당 출루허용률(1.04) 부문 1위에 오른 리그 정상급 투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 동안 뛰었던 추신수(SSG 랜더스)가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라며 극찬한 바 있다. 처음 상대하는 타자는 특히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인 김도영은 침착하게 자신의 스윙을 해냈다.
5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왼손 투수 하준호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몸쪽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스윙 타이밍이 다소 늦었지만,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외야를 갈랐다. 파워와 기술 모두 돋보였다.
KIA가 1-2로 지고 있던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1사 2루에서 왼손 투수 이창재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2루타를 쳤다. 이어진 상황에서 KT 야수진이 실책을 범한 사이 홈까지 파고들어 역전 득점까지 해냈다. 김도영의 타점과 득점이 4-2 승리를 만들었다.
김도영은 공·수·주 모두에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 받아 KIA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타이거즈 레전드 유격수인 이종범의 후계자로 기대받고 있다. 불과 네 경기 만에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 경기 다른 컬러의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김도영은 2·3루 연속 도루를 해내며 주루 능력을 뽐냈다. 15일 삼성전에서는 몸쪽 변화구(체인지업)를 당겨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펀치력을 발휘했다. 이날 KT전에서는 처음으로 오른쪽으로 안타를 만드는 기술도 보여줬다.
김도영이 슈퍼스타로 거듭날 자질을 증명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공격적인 성향도 눈길을 끈다. 17일 KT전까지 기록한 안타 8개가 모두 4구 안에 만든 것이다. 볼카운트 승부에서 한 번도 2스트라이크에 몰리지 않았다. 고교 시절 김도영에게 약세를 보였다는 KT 1차 지명 신인 박영현은 "김도영은 (투수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는 매우 무서운 타자"라고 했다. 김도영은 "원래 2스트라이크에 몰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승부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타격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수비력도 준수했다. 3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혁의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 정확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6회 말 1사 2루에서 날아온 타구가 잠시 주자에 가렸지만 침착하게 포구했다.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종국 KIA 감독은 "김도영은 공·수·주 모두 볼 게 많은 선수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사령탑도 신인 선수의 플레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김도영의 개막 엔트리 등록은 사실상 결정한 게 아닌가"라는 취재진에 질문에 김종국 감독은 "유격수든 3루수든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내보낼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존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의 경쟁 구도를 묻는 말에 그는 "둘 중 한 명을 3루수로 쓸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도영은 12일 NC전을 치른 후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야구팬이 즐거움을 느끼는 야구를 보여드릴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2022년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김도영은 KIA의 KT전 승리를 이끈 후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 존에 들어오는) 공만 보고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나서고 있다. 개막까지 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