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시장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허용하면서 현대자동차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에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기존 매매업자들과 어떠한 차별화를 둘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심의위를 열고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중고차 매매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기한 만료 이후 진입을 저울질하던 현대차가 3년 만에 공식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다.
다만 심의위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시 기존 중고차 업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열고 적절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사업 조정 절차만 빠르게 해결된다면 현대차가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부터 중고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중고차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 1월에는 경기 용인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도 마쳤다.
또 지난 20일 중고차 판매업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5년 이내이면서 10만km 이내인' 자사 브랜드 차를 200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거쳐 판매한다.
아울러 타사 브랜드나 연식이 오래된 차도 모두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매입한 중고차 중 '인증 중고차'로 판매할 차만 남기고, 나머지는 경매 시장이나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매입한 중고차를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여기에 360도 가상현실(VR) 기능을 구축, 차량 상태를 자세히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차에서 나는 냄새나 흡연 여부 등 후각 정보와 차량 엔진 소리 등 청각 정보에 가상 시승 화면까지 제공하는 '오감정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을 위해 총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을 통해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결국 성공의 관건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중고 거래 물량보다 비싸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입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가 시장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사후 서비스나 보증 기간을 늘려서 일반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5% 정도 가격이 높다"며 "현대차도 유사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