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24일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50년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이끌고 왔다면 앞으로 50년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기틀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회귀했고 정기선 대표가 3세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이날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을 거론하며 새로운 50년의 출발을 알렸다. 그는 창립 50주년 메시지에서 “앞으로 50년간 혁신적 사고와 창의적 활동으로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수많은 굴곡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두 번 다시 우리 동료와 지역사회에 고통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50년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우리의 생각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새로운 50년을 위해서는 '새로움'과 '변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1972년 만 57세의 연세에 조선소를 짓겠다고 생각하신 정주영 창립자의 '창조적 예지'가 지금의 현대중공업그룹을 만들었다"면서 "창조적 예지야말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결론을 얻고, 강력하게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기선 대표로서는 새로운 50년을 위한 미래사업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시스템과 탈탄소 미래형 선박, 친환경 바이오 연료, 스마트 팩토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판교 글로벌 R&D센터(GRC) 입주는 그룹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의 안정적 승계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이사장으로 26.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는 5.26%를 보유 중이다. 지분 승계 작업을 위해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
또 매년 마찰을 빚고 있는 노사 관계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 22일 현대중공업의 2021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조합원의 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2014년 교섭부터 매번 파업을 하며 사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