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요금 인상을 시도한다.
24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최근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라 안드로이드 앱 내 구독 이용권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이로 인해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이 기존 7900원, 1만900원, 1만3900원에서 각각 9300원, 1만2900원, 1만6500원으로 오른다. 웨이브는 “인상 폭은 1400원∼2600원으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율과 비슷한 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인상은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결제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PC 또는 모바일 웹에서 결제하는 고객은 기존 요금에서 변화가 없고, 애플 iOS용 앱으로 인앱결제를 하는 경우 역시 애플이 받는 수수료가 이미 요금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
티빙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안드로이드 인앱결제 요금 인상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유료 이용 약관에 ‘구글 플레이 인앱결제의 경우 구글 결제 서비스 약관 정책을 따른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결제수단 및 해지·환불 등 이슈도 구글 플레이 고객센터에 문의하도록 명시했다. 시즌도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적용으로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상품 가격과 콘텐츠 구매 방식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들의 요금 인상은 구글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20년 공지한 글로벌 정책의 유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에 대해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삭제하는 업데이트를 오는 1일까지 마치도록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6월 1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OTT 앱들은 구글 인앱결제 이용 시 구독형 서비스에 적용되는 수수료 15%를 구글에 내야 한다. 구글 플레이의 아웃링크 삭제에 따라 소비자를 안내할 길이 막히게 됐다는 것이 OTT 업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OTT 업체들의 가격 인상 논리도 다양한 결제 방식을 고려할 때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웨이브, 티빙 웹사이트에서 결제하는 경우 해당 OTT 업체는 구글에 앱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이번 정책이 한국에서 이달 15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사실 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