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시상식 도중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을 폭행한 배우 윌 스미스(54)를 당시 체포하는 방안을 경찰이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 록의 반대로 실제 체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오스카 시상식에서 스미스가 록의 뺨을 때리자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이 현장에서 스미스를 체포하려 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 무대를 연출한 프로듀서 윌 패커는 ABC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윌 스미스를 체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체포 의사를 밝혔지만 크리스 록이 고발을 거부해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시상자로 나선 록이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탈모를 소재로 농담하자 갑자기 무대에 올라 뺨을 때리는 오스카 시상식 사상 초유의 사건을 일으켰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이후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수상 소감에서 주최 측과 참석자들에게 사과했다.
스미스의 돌발 행동 직후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스미스에게 퇴장을 요구했으나, 그가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식장 앞줄에 계속 앉아 있다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스미스가 자리를 지키던 중에 록은 무대 뒤에서 경찰과 논의 중이었다고 한다.
패커는 “록은 스미스를 체포하는 방안을 일축했다”며 “그는 ‘안된다. 나는 괜찮다’며 경찰이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날 CNN 방송등에 따르면 록은 지난 30일 보스턴의 한 극장에서 코미디 공연을 재개했다. 관중들은 록이 무대에 오르자 5분 동안 기립 박수를 보냈고 록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그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벌어졌던 일을 아직 처리하고 있다"며 "어느 시점에서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스미스는 록에게는 하루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한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