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들이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척돔의 천장.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고척돔 변수 앞에 무릎 꿇었다.
롯데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를 3-4(연장 10회)로 패했다. 전날 개막전 승리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지만, 전병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를 내줬다.
승리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롯데는 0-0으로 맞선 5회 초 1사 2루에서 정보근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5회 말 이정후의 내야 땅볼로 동점, 7회 말 이정후의 2타점 적시타로 1-3까지 뒤졌지만 8회 초 피터스와 정훈의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더그아웃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팽팽하던 승부에 마침표가 찍힌 건 10회 말이었다. 키움은 1사 후 푸이그가 우익수와 2루수, 1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플라이를 때려냈다. 타격 직후엔 평범한 아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롯데 우익수 피터스가 낙구 지점을 놓쳤고 그사이 푸이그가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롯데는 후속 전병우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고 패했다.
고척돔은 천장 한가운데 반투명 테프론막으로 덮여있다. 그 영향 때문에 야수들이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빛이 희미하게 투영되는 테프론막으로 공이 들어가면 순식간에 공이 사라진다. 서튼 감독은 3일 경기 전 주전 우익수로 신인 조세진을 투입하며 "김평호 코치가 어제 20분 정도 외야수를 데리고 훈련했다. 다양하게 펑고를 치면서 공이 어떻게 떨어지는지 각도도 보고 좌중간, 우중간으로 (펑고를) 쳐서 익숙하게 하는 훈련도 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세진 못지않게 고척돔 경험이 없던 피터스가 결정적인 순간 타구를 잃어버렸다. 개막 연승에 도전했던 롯데로선 승부가 기운 뼈아픈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