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KT가 미래 먹거리인 콘텐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주력인 유·무선 인프라 사업은 물론 금융 서비스(BC카드·케이뱅크)와 함께 회사의 핵심축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콘텐트 사업에서도 이어가고,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자신했다.
이번 행사는 KT가 콘텐트 사업을 지휘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한 지 1년 만에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6000억 원을 투입해 M&A(인수·합병)를 바탕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강화했다면, 올해부터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KT는 2021년 3조6000억 원 수준의 그룹 미디어 매출을 2025년까지 5조 원 수준으로 30% 끌어올릴 방침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 콘텐트, 스카이티브이는 예능 제작에 집중한다.
웹소설·웹툰 자회사 스토리위즈는 마블 히어로에 필적하는 원천 IP(지식재산권)를 발굴하고, 방송 채널 스카이티브이·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즌이 유통을 맡는다.
KT스튜디오지니는 내달부터 선보이는 드라마를 비롯해 내년도 방영을 준비 중인 작품 총 24개를 공개했다.
선발주자는 내달 4일 전파를 타는 곽도원∙윤두준 주연의 '구필수는 없다'다. 40대 치킨집 사장과 20대 청년 사업가의 콤비 플레이를 다룬 코믹 드라마다.
박은빈 주연의 법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일우∙권유리 주연의 로맨틱 수사극 '굿 잡' 등도 조만간 출격한다.
스카이티브이는 미디어지니와 협업해 KT의 콘텐트가 빠르게 확산하도록 양사 채널을 'ENA(엔터테인먼트+DNA)'로 합쳤다. ENA·ENA 드라마·ENA 플레이·ENA 스토리 4개의 채널로 재편했다.
더불어 '강철부대'와 '나는 솔로', '애로부부'의 흥행을 기반으로 향후 3년간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30여 편의 드라마와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 ENA의 브랜드 가치를 2025년까지 1조 원으로 키운다.
KT는 지난달 콘텐트 강자 CJ ENM으로부터 1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에 CJ ENM의 tvN·OCN 등 채널과 OTT 티빙이라는 유통 경로를 추가 확보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KT가 보유한 OTT 시즌과 티빙의 통합설도 제기됐다. 강국현 사장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국내 토종 OTT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생각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