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가 또 다시 언급돼 관심을 모았다. 이에 멤버들로부터 관련 업무를 일임받았다는 소속사 하이브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THE CITY - LAS VEGAS) 기자간담회에서 “병역문제는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적용)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티스트는 현재 병역과 관련한 업무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다.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이 아닌 구체적인 답변에 취재진과 가요계 관계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이브가 공식 입장으로 국회에서의 병역법 정리를 언급한 것이나 멤버들이 관련 업무를 회사에 일임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 모두 처음이기 때문. 여기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대규모 콘서트를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듯 내놓은 발언이어서 파장은 더욱 컸다.
1992년생인 맏형 진은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로 대중문화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방탄소년단 등 대중문화 분야 스타들은 국위 선양에 공을 세우면서도 예술·체육요원 편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가요계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대중문화 스타가 병역특례를 받으려면 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병무청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기에 공은 병역법 개정을 논의 중인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병역 이슈는 변수가 아니라 언젠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수였기에 하이브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레이블을 인수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하이브는 내달 방시혁 의장이 직접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그룹 르세라핌을 내놓는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은 물론 Mnet ‘프로듀스 48’로 인지도를 확보한 허윤진이 포함된 팀이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희진 대표이사가 이끄는 산하 레이블 어도어는 신규 걸그룹 론칭을 위한 글로벌 오디션을 예고했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글로벌 여성 팝 그룹도 발굴할 계획이다.
하이브는 이 밖에도 NFT 사업에도 진출했다. 데뷔를 앞둔 르세라핌의 사진을 디지털 기념품 형태로 소장하게 한 것은 본격적인 NFT 사업을 염두에 둔 ‘맛보기’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처럼 하이브가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지분이 막대한 점은 고민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의 연결 기준 매출 중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속한 빅히트 뮤직의 매출이 24.7%를 차지했다.
그러나 빅히트 뮤직이 지난해 7월 물적 분할돼 하반기 실적만 사업보고서에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빅히트 뮤직의 실제 비중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로부터 병역 관련 문제를 일임받은 하이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나이 순서대로 멤버 한두 명씩 ‘순회 입대’를 하면 최소 6~7년은 완전체 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
이는 하이브가 지금까지 공식적인 솔로 활동 없이 중시했던 완전체 활동에 변수가 된다. 입대가 시작된다면 이 원칙에서 한발 물러서야 남은 멤버들로 팀 활동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멤버 전원이 비슷한 시기 입대하는 선택지를 주목한다. 그러나 이는 모든 멤버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멤버 간 나이 차가 최대 5살이 난다는 점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이브 관계자는 입대와 관련한 방탄소년단의 활동 계획을 두고 “현재로써는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