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옆에 에이스가 있는데 다른 선수들까지 탄탄하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가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KB는 1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5판 3승제) 2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80-73으로 꺾고 시리즈 2승을 선점했다.
KB의 두꺼운 선수층이 다시 한번 빛났다. KB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를 보유한 팀이다. 2년 연속 정규리그 7관왕과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박지수(24·1m96㎝)와 리그 최고의 슈터 강이슬(28·1m80㎝)이 중심을 잡고 있다. KB의 전력은 두 사람에서 끝나지 않는다. 뛰어난 리딩 능력을 자랑하는 가드 허예은(21·1m65㎝)에 포워드 김민정(28·1m80㎝)까지 라인업에 빈틈이 없다.
13일 2차전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플레이오프(PO)에서 고관절 부상을 입었던 박지수는 이날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3쿼터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 도중 들것에 실려 나갈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부상을 안고도 경기를 지배했다. 23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 6경기 연속 기록으로 역대 공동 1위에 올랐다. 3차전까지 더블더블을 달성할 경우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지수만 빛난 경기가 아니었다. 강이슬과 허예은이 13점씩을 기록했고, 김민정은 1쿼터 10점을 포함해 총 16점 6리바운드로 박지수의 빈자리까지 채워냈다. 우리은행 역시 에이스 박혜진이 챔피언결정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22점)과 리바운드(1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소니아도 21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맞섰다. 에이스 대결에서는 KB에 못지않았지만, 상대의 두꺼운 선수층에 결국 밀렸다.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이날 승리를 이끈 김민정은 이날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1차전 승리 후 2차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상대 팀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거침없이 나올 것이라 봤다"며 "그래서 오늘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이겨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항상 코치님이나 감독님이나 4쿼터라면 몰라도 1쿼터부터 3쿼터까지는 자신 있게 플레이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나왔는데 잘 된 것 같다"며 "나, 최희진, 김소담 등 우리 팀은 주전이든 백업이든 누구 할 것 없이 다 잘해주고 있다. 고맙고 열심히 뛰어주니 좋다"고 했다.
지난 10일 1차전에서 78-53으로 이겼던 KB는 2차전까지 승리하면서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역대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KB가 1승을 더하면 지난 2018~19시즌 이후 3년 만이자 창단 두 번째 통합우승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