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13일까지 정규시즌 3경기에 출전해 13타석 1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차례 출루한 게 전부. 득점권 타율과 장타율 모두 '0'이고 출루율만 0.077이다.
양의지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어색한 타격 성적표다. 양의지는 최근 두 시즌 연속 타율 3할, 30홈런, 110타점을 넘긴 자타공인 최고의 공격형 포수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35타점을 올렸다. 2019년에는 타격왕(0.354), 지난해에는 타점왕에 오르며 가공할만한 화력을 자랑했다.
양의지의 초반 부진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양의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주일 자택 격리를 거치면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당시 이동욱 NC 감독은 "운동기구를 집으로 가져가서 한다고 해도 (컨디션을 유지하고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양의지는 지난 8일 격리가 해제된 후 1군이 아닌 2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튿날 퓨처스리그(2군) KIA 타이거즈전에 출전, 두 타석을 소화했다. 타격감을 체크하고 곧바로 10일 1군에 등록됐다. 3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공격에 집중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이동욱 감독은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양의지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NC는 양의지와 비슷한 시기 격리됐던 노진혁마저 시즌 타율이 0.059(17타수 1안타)로 출발이 좋지 않다.
양의지는 지난 시즌 첫 3경기 타율도 0.222(9타수 2안타)로 높지 않았다.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페이스를 끌어올려 타율 0.325(480타수 156안타) 30홈런 111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초반 슬럼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그만큼 선수를 향한 구단의 신뢰가 크다. 다만 양의지의 부진이 길어지면 초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NC는 오프시즌 나성범이 KIA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고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팀을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내려진 방역 지침 위반 징계로 주축 선수 4명(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빠진 상황. 시즌 첫 10경기에서 8패를 당했다. '공·수의 핵' 양의지의 반등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