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철벽 뒷문 정해영(오른쪽)과 장현식.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뒷문이 더 단단해졌다. 정해영(21)과 장현식(27)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투수는 지난해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9위)에 그친 KIA에 희망을 안겼다. 정해영은 데뷔 2년 만에 마무리 투수로 올라선 뒤 34세이브를 올렸다. 역대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이었다. 셋업맨 장현식은 구단 창단 최초로 홀드왕(34개)을 차지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KIA 뒷문 강도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시즌 개막 초반 두 투수는 그야말로 '언터처블' 투구를 보여줬다. 정해영은 5경기에 등판, 무실점을 기록했다. 4세이브는 4개를 올렸다. 그중 3개는 KIA가 1점 앞선 박빙 승부에서 등판해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2피안타 이상 허용한 경기가 없을 만큼 안정감이 있었다.
정해영은 2021시즌을 돌아보며 "지난해 중요한 상황에서 볼넷이 많았다. 제구력에 더 신경 쓰고, 공격적인 승부로 볼넷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복이 있던 제구력이 나아지고 있다. 등판한 5경기에서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2021시즌 62.7%였던 총 투구 수 대비 스트라이크 비율도 올 시즌 67.9%로 올랐다. 3일 LG 트윈스전과 5일 한화 이글스전은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정해영은 2022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봄보다 몸이 더 좋다. 정말 잘 준비했다. 주어진 임무를 잘 해내서 KIA팬에 편안한 밤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자신과 팬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장현식도 우려를 지웠다. 그는 2021시즌 리그 불펜 투수 중 이닝(76과 3분의 2이닝)과 등판 수(69경기) 모두 두 번째로 많았다. 연투도 잦았다. 혹사당했다는 비판 속에 차기 시즌 팔이 고장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현식은 지난해 한 연말 시상식에서 "몸 상태에 문제가 없고, 다음 시즌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개막 초반 장현식은 여전히 묵직한 공을 던지고 있다. 그도 등판한 5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매 경기 삼진 1개 이상 잡아냈다. 볼넷 허용도 없었다.
2021시즌은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이 43%를 기록할 만큼 주자를 두고 고전했다. 올 시즌은 주자를 두고 나선 두 경기에서 실점을 막아냈다. 피안타도 없었다.
KIA 필승조는 'J 트리오'로 불린다. 전상현-장현식-정해영 세 투수의 성씨 이니셜을 땄다. 7회를 맡고 있는 전상현은 두 차례 2점 이상 내주며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장현식과 정해영이 '짠물' 투구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KIA는 지난주까지 7회 말까지 리드를 지킨 경기에서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