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다양한 세대의 여성 서사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오마주’는 중년의 여성 감독을, ‘불도저의 탄 소녀’는 19세 소녀 가장을, ‘말임씨를 부탁해’는 85세 말임씨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저마다 다른 여성 캐릭터와 메시지를 담은 이 영화들은 관객의 선택 폭을 한층 더 넓혀준다.
‘오마주’ 한 중년 여성 감독은 한국 1세대 여성 감독의 영화를 복원하게 되며 삶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찾아간다. ‘오마주’는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제목처럼 용감한 선배 여성 영화인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실존 인물인 홍은원 감독의 영화 ‘여판사’를 복원하는 액자식 구성과 이정은의 세밀한 내면 연기가 만나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오는 5월 개봉 예정.
‘불도저에 탄 소녀’ 갑작스러운 아빠의 사고와 살 곳마저 빼앗긴 채 어린 동생과 내몰린 19살 혜영은 세상을 향해 울분을 터트린다. 용 문신을 한 팔을 휘두르며 막무가내로 분노를 쏟아내는 혜영은 한국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또라이’ 캐릭터. 혜영은 과연 어린 동생과 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세상에 부당함에 맞서며 불도저에 올라타는 혜영의 절박함을 열연한 김혜윤은 벌써부터 올해 신인상 강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말임씨를 부탁해’ 85세 정말임 여사는 효자 코스프레하는 아들과 가족 코스프레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가족 같은 남, 남 같은 가족’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대안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는 ‘말임씨를 부탁해’는 김영옥의 첫 주연작이기도 하다. 내돈내산 라이프를 추구하는 새로운 이 시대의 현실적인 어머니상을 제시하며 색다른 공감을 얻고 있다.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