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경기에서 6-2로 이겼다.
귀중한 승리였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선발 김민우(27)의 호투가 가장 빛났다. 김민우는 지난해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사실상 사라졌던 한화 국내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가 따라왔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초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이날 전까지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한 게 전부다. 5이닝을 소화한 두 경기에서만 11실점을 기록했다. 8일 KT 위즈전에서는 3과 3분의 1이닝만 던지고 박병호에게 머리 쪽 사구를 던지고 퇴장까지 당했다.
갖은 어려움을 겪은 후 4경기 만에 처음으로 제 몫을 해냈다. 김민우는 19일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볼넷을 3개 내줬으니 완벽한 경기 내용은 아니었지만, 위기 때마다 범타를 유도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여러 변화구를 성공적으로 구사했고, 특히 슬라이더가 제대로 통했다. 피안타 없이 2회 병살타를 포함해 범타 4개를 끌어냈다.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정우람. 사진=정시종 기자 한화는 지난해 10월 22일 롯데전에서 시작된 원정 10연패까지 끊어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는 없게 됐다. 새 변수가 생겼다. 이날 경기를 마치기 위해 9회 말 등판했던 정우람이 단 5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다. 스트라이크는 단 하나뿐이었고, 나머지는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난 투구였다. 타자는 볼넷으로 출루했고, 정우람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떠났다.
정우람까지 이탈할 경우 한화는 더 골치를 앓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5.64로 부진했던 정우람은 올해 초 부활해 홀로 뒷문을 지키고 있었다. 세이브는 1개뿐이지만 5이닝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지난 2년 동안 불펜 에이스였던 강재민이 아직 1군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하는 가운데 정우람이 어렵게 버텼다. 강재민은 19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1군 복귀 일정은 미정이다.
마무리를 대체할 카드도 마땅치 않다. 한화는 19일 기준으로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5.11)은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주현상(평균자책점 3.52)과 장시환(평균자책점 3.38)의 초반 출발은 좋지만, 둘은 상수에 가까운 카드가 아니다. 투수 경력이 짧은 주현상의 성적에는 행운이 껴 있다. 평균자책점과 달리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6.11(스탯티즈 기준)에 달한다. 장시환은 FIP(3.49)도 괜찮지만, 여전히 제구력 문제(9이닝당 볼넷 6.75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우람과 강재민이 무사 귀환하지 못한다면 한화는 지난해 이상으로 '뒷문 불안'을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