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지프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의 품에 안긴 푸조·시트로엥·DS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푸조는 올해 1분기 58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했지만, 수입차 전체 성장률 14.3%에는 못 미쳤다.
특히 수억 원대 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포르쉐의 1분기 판매량(2423대)의 4분 1도 못 팔았다.
시트로엥·DS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두 브랜드 합산 판매 대수는 52대로, 롤스로이스(69대)와 람보르기니(63대)에도 뒤졌다.
푸조·시트로엥·DS의 판매 부진은 비단 올해 1분기 만의 문제는 아니다.
푸조는 지난 2018년부터 4478대, 2019년 3505대, 2020년 2611대, 2021년 2320대로 매년 감소세가 지속했다.
시트로엥도 2018년 1053대, 2019년 962대, 2020년 930대로 줄었다. 2019년 1월 DS가 국내 론칭했지만, 판매 감소세를 막을 수 없었다. DS는 국내 브랜드 론칭을 한 2019년 195대, 2020년 215대, 올해는 11월까지 207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는 디젤 라인업 위주로 구성되면서 전동화 추세에 뒤처지고 독일 브랜드의 벽을 넘지 못한 점이 꼽힌다. 또 고질적인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푸조·시트로엥·DS의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본격적인 판매량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신차 출시에 나선다. 포문은 푸조가 열었다. 지난 4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가솔린 엔진을 얹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008과 5008을 도입했다. DS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DS 7 크로스백과 DS 4로 프리미엄 마켓을 공략한다.
판매 방식도 바꾼다. 비대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DS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포함해 전시장과 운영 방식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품질 및 네트워크 확보에도 총력을 쏟는다. 2023~2024년까지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각각 20개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DS는 온라인 세일즈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2023년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한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를 개설해 딜러 차원에서의 인적 자원 개발 및 관리에도 힘쓸 예정이다.
기존 및 잠재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늘리는 것도 올해 주요한 목표다. 푸조는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마케팅을, DS는 VIP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선보인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와 고객 소통 확대, 서비스 품질 강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