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경기당 평균 85.7점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수비에 성공하면 빠르게 역습하는 것이 강점이다. 팀 속공 6.9개 역시 리그 1위. 코트에 들어선 5명 전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수 있을 만큼 강한 공격력은 SK가 정규리그 1위에 자리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SK의 공격을 쌍끌이한 건 포워드 최준용(28·2m)과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28·1m99㎝)였다. 둘은 각각 국내·외국 선수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주축 선수.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최준용은 경기당 평균 28분 12초를 뛰며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워니도 45경기에 나서 평균 22.1점 12.5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올렸다.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도 SK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SK는 오리온을 3연승으로 꺾으며 2017~18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번 PO에서 워니(29.7점), 최준용(10.7점), 김선형, 안영준(이상 17.7점) 등 네 명이 경기당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이 “워니, 최준용, 안영준, 김선형을 다 막기 어렵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24일 고양체육관에서 끝난 3차전은 접전이었다. SK는 경기 중반 13점 차(41-54)까지 뒤졌다. 골반 부상을 입은 최준용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SK의 공격을 이끈 건 5년 차 포워드 안영준(27·1m96㎝)이었다. 오리온 이대성이 개인 PO 최다 기록인 31점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SK는 22점을 넣은 안영준의 활약에 힘입어 86-81 역전승을 거뒀다.
승부처마다 빛난 안영준이었다. 3쿼터 초반 SK가 10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3점 슛 2개를 연이어 성공하며 점수 차를 좁혔다. 경기 종료 직전에도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했다. 이날 안영준은 3점 슛 4개를 터뜨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안영준의 컨디션과 집중력이 좋았다. 그야말로 최고의 플레이를 해줬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통해 기량이 더욱 발전한 안영준이다.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안영준은 정규리그 54경기에 나와 평균 28분 12초를 뛰며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어시스트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안영준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예전에는) 캐치 앤드 슛과 수비 위주로 경기했다. 지금은 2대2 공격도 하고 볼 핸들러 역할도 맡고 있다”고 말했다.
4강 PO에서도 안영준의 활약은 이어졌다. PO 3경기에서 안영준은 야투 성공률 61.3%(19회 성공/31회 시도), 3점 슛 성공률 60%(9회 성공/15회 시도)에 이를 정도로 맹활약을 보였다. 안영준은 “우리 SK는 한 번에 몰아치는 공격이 강하다. 더 적극적으로 몰아붙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안영준은 이제 생애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다. 그는 신인이었던 2017~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안영준은 “신인 때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와 많이 다른 것 같다. 더 성숙해졌고 여유도 생겼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런 부분이 신인 때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는 수원 kt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기를 바란다. kt는 4강 PO에서 안양 KGC와 맞붙고 있다. 안영준은 “챔프전 상대로 kt가 낫다. 허훈, 양홍석과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영준은 정규리그에서 kt 상대로 평균 16.7점을 기록했다. 전희철 SK 감독도 “kt는 준비하는 게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KGC에 1승 5패로 열세였고, kt에 4승 2패로 우위에 있다.
정규리그 2위 kt는 리그 중반까지 '통신사 라이벌' SK와 선두 경쟁을 했다. kt는 SK에 이어 팀 득점(83.7점) 2위다. 공격 삼각편대인 허훈, 양홍석, 캐디 라렌이 버티는 가운데 ‘신인 센터’ 하윤기와 수비에 특화된 김동욱과 정성우도 kt의 수비를 든든하게 받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