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27일 열린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안양 KGC에 패했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PO에 선착했지만, 시리즈 1승 3패에 그치며 3위 KGC에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내줬다.
KT는 지난 2018~19시즌 서동철 감독이 부임한 이후 PO 단골 팀이었다. 지난 세 시즌 모두 정규리그 6위로 PO에 참가(2019~20시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규리그 조기 종료)했지만, 시리즈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KT는 적어도 올 시즌에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 팀 전력이 예년과 확실히 달랐다. 드래프트 상위픽으로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모았고, 그중 허훈과 양홍석의 기량이 최고조에 올라왔다. 이들을 뒤에서 받쳐줄 베테랑 김동욱, 수비력이 뛰어난 정성우도 영입했다. 캐디 라렌과 신인 하윤기로 골 밑 높이까지 갖췄다. 전력의 균형과 완성도가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연고지를 부산에서 수원으로 옮긴 첫해부터 대업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비록 정규리그 후반기 15연승을 달린 서울 SK에 밀려 선두 자리는 내줬지만, KT는 전반기 동안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당당히 올 시즌 '양강'으로 평가받았다. 선착한 4강 PO 상대도 1옵션 외국인 선수가 빠진 KGC였으니 KT의 우세가 점쳐졌다. KT를 만나기 전 김승기 KGC 감독도 "우리의 객관적인 전력이 KT보다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결말은 다르지 않았다. KT는 또다시 PO 첫 시리즈에서 패했다. KGC는 스펠맨 없이도 오세근, 변준형, 전성현 등 국내 자원만으로 KT를 제압했다. 치밀한 로테이션, 강한 트랩과 헷지를 바탕으로 한 수비 전술에 KT는 무기력하게 패했다. 에너지 레벨과 투지에서도 KGC의 완승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시즌이 KT가 최상의 엔트리를 구성할 마지막 기회였다는 점이다. 에이스 허훈은 올 시즌을 마치고 입대할 예정이다. 양홍석은 입대까지 1년이 남았지만, 양홍석과 허훈의 '원투 펀치' 조합을 다시 보려면 3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FA(자유계약선수) 변수까지 있다. 올 시즌 수비의 핵이 됐던 정성우, 베테랑 김동욱이 내년 이후 기량을 유지할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