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을 향한 시장의 우려가 너무 과하다고 호소했다. 한때 10만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6만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28일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 불량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우려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는 케파(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또 "다수의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펩(생산공장) 운영으로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부사장은 "향후 5개년 구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며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수주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외에도 HPC(고성능 컴퓨팅)·네트워크·오토모티브 분야에서 최상위 고객을 확보해 포트폴리오와 사업 구조를 개선 중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에 탑재됐다가 발열 등 품질 논란이 일었던 4나노 AP(중앙처리장치)의 수율 현황 질문도 나왔다. 갤S22가 업계 처음으로 4나노 AP를 채택했으며,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부분은 5나노 AP를 적용했다.
강문수 부사장은 "(양산 중인)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었다.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4나노 공정의 경우 초기 수요 램프업(생산량 확대)은 다소 지연된 면이 있었지만 조기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는 예상된 수요 향상 곡선 내로 진입한 상태다"고 말했다.
또 "최신 3나노 공정은 첨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해 수익성을 향상하고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공정 개발 가속화를 위해 신규 R&D(연구·개발) 라인 확보를 준비 중이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1분기 매출이 77조7800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와 영상 디스플레이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차세대 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좀처럼 경쟁사를 추격하지 못하자 주가는 바닥을 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1% 떨어진 6만4800원에 마감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6만원 초반대로 향하자 주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가치)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더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