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가 한국형 오컬트의 새로운 탄생을 알렸다. 배우 신현빈은 귀불의 저주로 마음 속 지옥을 마주한 천재 문양 해석가 이수진을 연기하며 내면의 두려움과 공포를 온몸으로 이야기했다.
가장 괴로웠던 순간, 딸을 잃은 순간을 다시 마주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수진의 모습은 진양군 밖, 화면을 통해 ‘괴이’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의 마음 속 지옥은 어떤 순간인가.’ 신현빈은 수진의 공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마침내 두 손으로 귀불을 봉인하면서 저마다 지옥을 지닌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했다.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신현빈의 선택은 이수진과 진양군의 이야기에 모두를 초대하기에 충분했다. -‘괴이’ 출연 계기는. “‘괴이’는 오컬트라는 설정이 있지만 그 장르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그 점이 끌렸다. 장건재 감독님의 전작들을 워낙 좋아했어서 감독님의 연출이 궁금하기도 했다.”
-수진이라는 인물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수진이 변화하는 모습에 차이를 두고 싶었다. 수진이 아이를 잃고 많이 변했다. 전에는 생기있고 적극적인 사람이었을 텐데 아이를 잃고 혼자 떨어져 살면서 지금의 수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잃으면서 자신도 잃어버린 거다. 그래서 큰 사건을 겪으면서 혼란스럽지만, 그 안에서 수진이 오히려 성장하고 잃었던 자신을 찾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진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감정 연기가 많았는데 힘들지 않았나. “처음에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딸 하영 역할의 박소이 배우가 가진 힘이 있었던 것 같다. 함께 하는 장면을 준비하면서 즐거웠는데도 슛만 들어가면 하영이를 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너무 나더라. 너무 울어서 뺀 장면도 있을 정도였다. 현장의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배우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상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찍는 순간에 집중하고 촬영이 끝나면 그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상대 배우 구교환과 호흡은 어땠는지. “같이 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컸는데 함께 촬영하면서 기대보다 좋은 점이 더 많았다. 농담 코드가 워낙 잘 맞아서 괴로운 장면을 찍을 때도 편했다. 둘 다 상황극을 좋아해서 한 번 던지면 몇 시간씩 이어갈 정도였다. 내색하지 않지만 배려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고맙고 든든했다. 괴롭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 즐거운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이 멜로라고 설명했는데. “멜로적인 지점이 분명히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흘러가는 감정, 그 감정의 밀도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멜로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익숙하다고 생각한 관계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가족, 부부 사이에서 오는 감정에서 보자면 멜로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너를 닮은 사람’에 이어 과거 상처가 있는 캐릭터를 다시 도전했다. “저는 이런 캐릭터들을 만나서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괴롭고 힘들어하는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다. 이 사람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에 자주 선택하게 된다.” -K장르물로서 ‘괴이’가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면. “사실 장르물이지만 스케일이나 사건을 엄청나게 확대해서 강조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 상황과 재난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감성적인 장르물이지 않나.”
-‘괴이’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새로운 경험이었다. 장르의 색이 강하다는 점도 그렇고, 경험해보지 않은 상황과 경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캐릭터였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 같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드라마에 참여하며 배운 점이 있나. “자기 인생의 지옥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설정을 자주 생각했다. 제 삶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게 됐다. 지옥 같은 순간을 극복하고 나면 그 순간이 없다고 느껴질까? 라는 가정을 많이 했다. 배우로서는 상황에 집중하고 몰입해서 작업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괴이’의 감상 포인트를 짚어본다면.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편의상 오컬트다, 스릴러다 등 분류를 했지만, 저희 작품이 하나의 장르에 정확히 들어가지는 않는다. 여러 요소가 많은 드라마라 장르에 있어서 열린 마음으로 보시면 더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