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일 현재 15승 9패 1무를 기록,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6위 KT 위즈에 4.5경기 차 앞서 있다. 개막 전에 한화와 함께 '2약'으로 평가받던 거인 군단은 전문가의 예상을 비웃듯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년 이맘때 롯데는 '봄데'로 통한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의 줄임말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다가 이후 추락하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2022년 봄은 다르다. 현재 상승세가 마운드의 힘을 동반하고 있어서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팀 타율 1위(0.278)에 오르고도, 꼴찌에 그친 팀 평균자책점(5.37)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8위(65승 71패 8무)로 2021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롯데는 이대호와 전준우, 손아섭(현 NC 다이노스),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 등을 앞세워 화끈한 공격 야구를 했다. 그러나 투·타 불균형이 심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잦았고, 가을 야구를 하더라도 일찍 짐을 싸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이 마지막이다.
올 시즌 롯데는 타선과 마운드의 균형이 어우러진다. 팀 타율은 어김없이 1위(0.266)다. 팀 평균자책점은 2.88로 선두 SSG 랜더스(2.85)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2.81로 가장 낮다.
마운드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은 새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다. 다승(5승)과 평균자책점(0.65) 1위, 탈삼진 2위(45개)에 올라있다.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오르며 역투를 반복하고 있다. 등판 시 평균 7이닝에 가깝게 투구, 리그에서 가장 많은 41과 3분의 1이닝(6경기)을 던졌다. 4월 28일 SSG를 상대로는 8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개인 최다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글렌 스파크맨(1승 1패, 평균자책점 4.76)은 다소 기복을 보이나,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3승(공동 3위) 평균자책점 1.76(4위)으로 든든하다. 물음표가 따라붙던 4선발 이인복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프로 9년 차 우완 투수로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4승(4패)에 그쳤다. 신예 김진욱도 벌써 2승(1패)을 챙겼다. 4월 5일 NC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뒤 코로나19에 확진돼 세 경기 연속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4-0 승리를 이끌었다.
불펜은 선발진의 호투를 지탱하고, 마무리는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좌완 필승조 김유영이 8홀드(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완 구승민(5홀드)은 피안타율(0.176)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93) 등 세부 지표도 굉장히 좋다.
부상으로 이탈한 김원중을 대신해 최준용이 9세이브를 기록하며 임시 마무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력과 스피드가 강점인 그는 출루(WHIP 0.61)를 억제하면서도, 9이닝당 탈삼진 10.43개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김원중은 부상 복귀 후 처음 등판한 1일 LG전에서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점검을 마쳤다. 롯데의 불펜은 더 강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