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 속에 친정팀에 복귀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홈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맨유 공격수 호날두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페널티킥 추가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돌파하다가 상대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호날두는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18호 골(득점 3위).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2골)를 4골 차로 따라붙으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호날두는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데다 몰아치기에 능해 남은 2경기에서 역전극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러나 호날두가 역전 드라마를 써서 득점왕을 차지한다고 해도 크게 기뻐할 순 없는 상황이다. 소속팀 맨유 성적 때문이다. 맨유(승점 58)는 현재 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우승은커녕 최근 4위 아스널(승점 63), 5위 토트넘(승점 61)과 4위 경쟁에서 밀리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EPL은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맨유는 5~6위 팀에 주어지는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게 남은 현실적 목표다.
호날두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해 8월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떠나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는 호날두가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팀이다. 2003년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맨유로 이적한 그는 2008~09시즌까지 6시즌을 뛰며 리그에서만 84골을 몰아쳤다. 이 기간 EPL 우승만 세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 한 차례를 이끌었다. 각종 컵대회 우승까지 포함하면 무려 10회다.
맨유는 2012~13시즌 이후 10년간 EPL 우승이 없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호날가 뛰던 2007~08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이에 맨유는 팀의 황금기를 이끈 호날두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적료 약 200억원, 주급 약 7억7000만원(이상 추정치)에 2년 계약했다. 맨유 팬은 레전드의 귀환으로 다시 유럽 정상에 설 거라는 상상에 흥분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호날두는 꾸준히 득점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폭발력 넘치는 드리블도,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하는 골 결정력도 없었다.
호날두로 인해 기존 에이스였던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역할만 축소됐다. 입지가 좁아진 페르난데스는 슬럼프에 빠졌다. 맨유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해 일찌감치 탈락했다. 다른 컵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리그에선 챔피언스리그 경쟁을 펼쳤지만, 승부처에서 호날두가 활약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호날두가 페르난데스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적설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호날두가 1년 만에 맨유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 이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PSG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35)가 뛰는 팀이다.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새 팀을 찾은 메시는 조력자로 변신했다. 득점보단 패스 위주 플레이 스타일로 바꿨다. 팀 에이스 킬리앙 음바페와 네이마르를 도와 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호날두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미국 ESPN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PSG 감독은 "메시의 실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동급"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