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들에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총 두 가지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시행하는 등급조정을 통해 상위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과 바로 특별승급(3회차 연속 1위 또는 2위 성적유지)하는 것이다.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등급조정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는 특별승급제도는 모든 이들이 겨냥하는 제도다. 하지만 '바늘구멍'이라고 불릴 만큼 통과하기 어렵다.
올해 들어 광명 17회차까지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모두 9명이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선발급에서는 4명, 우수급에서는 5명이 상위등급으로 진출했다. 선발급에서 이창용과 안효운(이상 A3), 정지민, 장지웅(이상 A2)이 승급했다. 우수급은 특선급을 경험했던 김태범을 비롯해 한탁희, 김민배(이상 S3)가 다시 재도약에 성공했고, 김영수(S2), 김태현(S3)이 생애 첫 특선급에 올랐다.
특선급에 진출한 선수들은 어느 정도 활약상을 보이긴 해도 여전히 높은 기량 차를 경험하며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하고 있다. 그중 김영수가 그나마 자력형으로 통하며 줄 곳 삼복승 한자리를 차지하는 모양새다. 그 외 선수들은 복병 세력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우수급으로 승급한 선수들의 활약상은 눈에 띈다. 이창용은 승급과 동시에 첫 출전했던 3월 4일 광명에서 혼전성 짙은 경주를 당당히 젖히기로 돌파하며 쌍승식 10.8배란 짭짤한 배당을 선사했다. 안효운 역시 올해 첫 우수급인 4월 29일 광명경주에서 연대에 밀려 고전이 예상됐지만 젖히기 타이밍을 완벽히 잡아내며 쌍승식 14.9배를 터트렸다. 여기에 정지민은 승급 후 우승은 한차례에 불과하지만 두 회차 모두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과거에는 특별승급을 해도 그저 복병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승급자들의 몸 상태는 최상이기에 상위등급으로 진출해도 통할 수 있다는 것도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김순규 경륜 전문가는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의 면모를 볼 때 충분히 상위등급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만 올라간 건 분명하다. 따라서 하위등급에서 올라왔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자력형이 많다는 점에서 기존 강자들이 활용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특히 득점은 낮더라도 언제든지 입상권에 이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베팅 전략 시 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