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 권라임(30·대구우리들병원)이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메달을 따냈다.
권라임은 대회 사흘째인 4일(한국시각)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레크레이우 다 주벤투지에서 펼쳐진 여자유도 48㎏급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5명의 참가선수가 모두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에서 3승 1패를 기록해 4전승 한 마리아 휴이트론(멕시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 살 때 고열로 청력을 잃은 권라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허리디스크에 운동이 좋다는 주변의 권유로 유도복을 처음 입었다. 10여 년 만에 데플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룬 것. 그는 경기 뒤 “5년 전 삼순 대회 때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번 대회 어깨가 좋지 않고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힘들었지만, 의무실 선생님들이 치료와 테이핑을 잘해주셔서 끝ᄁᆞ지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묻는 말에 권라임은 수어로 “엄마!”를 외쳤다. 핸드볼 선수 출신 어머니 박미순(54)씨는 권라임의 최고의 팬이자 후원자다. 권라임은 “엄마는 핸드볼을 하셨는데 부상으로 국가대표의 뜻을 이루지 못하셨다. 늘 ‘우리 딸 하고 싶은 것 다 하라’라며 응원해주신 덕분에 운동해만 전념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엄마가 못 이룬 꿈도 대신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아낌없이 지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될 줄 몰랐다는 권라임은 “한 경기라도 잘하자는 마음으로 출전했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니 은메달도 따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첫 데플림픽이라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3년 뒤 도쿄 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눈을 번쩍였다.
권라임의 물꼬를 튼 뒤 한국 유도에선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여자 57㎏급 이현아(18·전주 우석고), 남자 73㎏급 황현(24·세종시장애인체육회)이 잇달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