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의 발톱이 날카로워졌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KIA가 2022 KBO리그 '돌풍 릴레이'에 가세했다.
KIA는 지난달 27일 KT 위즈전부터 6연패를 당하며 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4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5연승을 거두며 반등했다. 2022시즌 전적은 9일 기준으로 15승 16패로 공동 7위. 리그 2위 LG와 2.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KIA 타선은 4월 한 달 동안 팀 타율 2위(0.261), 출루율 1위(0.3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잔루 1위(196개)에 올랐을 만큼 공격이 효과적이지 않았다. 1~2경기에서 안타를 몰아친 뒤 급격하게 득점력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거포 유망주 황대인이 살아났다. 황대인은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6안타 9타점을 기록했다. 6일에는 3점 홈런을 포함해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6개)을 올렸다. 개막 20경기에서 타율 0.224에 그치며 퇴출 위기에 놓였던 소크라테스는 5월 출전한 7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385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KIA 타선을 상대하는 배터리는 김선빈·나성범·최형우에게 출루를 허용하더라도,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을 막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현재 KIA 타선에는 피해갈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KIA 선발진은 팀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키움전부터 6일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해내며 팀 역대 최다 연속 경기 QS 신기록을 세웠다.
KIA는 지난달 13번의 QS를 해냈지만, 선발승이 4번에 불과했다. 득점력이 살아난 5월에는 임기영을 제외한 선발 투수 4명이 한 번씩 승리 투수가 됐다. KIA가 투·타 조화 속에 이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KIA 선발진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잠시 흔들렸던 필승조도 제자리를 찾았다. KIA는 4월 29일부터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모두 7회 이후 필승조가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했다. 셋업맨 장현식은 블론세이브 2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2패를 기록했다. 잠잠한 타선보다 더 큰 문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주말 한화 3연전에서 정해영이 2세이브, 장현식이 2경기 연속 무실점을 해내며 반등했다.
벤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4월 내내 선발 기회를 줬던 '거포 유망주' 김석환을 지난 2일 퓨처스(2군)리그로 보냈다. 주전 3루수로 썼던 신인 내야수 김도영도 백업으로 돌렸다. 충분히 기회를 줬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도영 대신 1번 타자·3루수로 내세운 류지혁은 5월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300 출루율 0.444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기동력도 살아났다. 지난달 KIA는 10개 구단 중 도루 시도(10번)가 가장 적었다. "빠른 야구를 하겠다"는 김종국 감독의 밑그림이 흔들렸다. 그러나 5월부터 KIA 주자들은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위협을 주고 있다. 7경기에서 7번의 도루를 시도(4번 성공)했다. 7일 한화전 1회 초 공격에선 거포 나성범까지 작전 야구를 수행했다.
구단 프런트도 발을 맞추고 있다. KIA는 백업으로 밀린 포수 김민식을 SSG 랜더스에 내주고, 좌투수 김정빈과 내야 유망주 임석진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9일 단행했다. 2020시즌 10홀드를 기록한 김정빈은 왼손 불펜진이 약한 KIA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4일 키움으로부터 영입한 공격형 포수 박동원은 이적 후 홈런 4개를 날리며 판을 이미 흔들고 있다.
KIA의 연승 행진은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미 인기팀 LG가 개막 5연승으로 흥행 불씨를 지폈고,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롯데가 2위로 4월을 마치며 야구팬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였다. 롯데가 최근 4연패를 당하며 주춤한 사이, 이번에는 KIA가 봄바람을 탔다. KIA는 10일부터 홈에서 KT와 3연전을 치른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들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