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기준으로 KBO리그 출루율 1위(0.485) 타율 2위(0.381)에 올라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92타석에 들어섰던 그는 올 시즌 출전 기회를 차츰 늘려가더니, 공격 주요 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LG는 최근 몇 년간 2번 타자 고민이 컸다. 김현수를 비롯해 오지환·정주현 등에게 2번 타자를 맡겼으나,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박해민을 2번 타순에 배치하기도 했다. 박해민은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다. '출루왕' 홍창기(1번)와 '해결사' 김현수(3번) 사이에서 팀 공격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해민은 개막 후 줄곧 1할 타율(0.195)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서건창(타율 0.194)이 대체자로 나섰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가 다른 타순에 들어섰을 때보다 2번 타순일 때 성적이 훨씬 떨어진다.
그 자리를 문성주가 차지했다. 문성주는 지난달 2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2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LG는 이후 13경기를 치렀는데, 유일하게 변화가 없는 타순이 '2번 문성주'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선보인다.
문성주는 2번 타순에서 타율 0.311을 기록 중이다. 그의 시즌 타율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2번 타자로 나섰을 때의 출루율은 0.456로 꽤 높다.
바뀐 자리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문성주는 4월 23일 전까지 47타석에서 볼넷 6개를 얻었는데, 2번 타자를 맡은 뒤 59타석에서 볼넷 12개를 골랐다. 타석당 투구 수도 3.53개에서 4.17개로 크게 늘어났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희생번트 등 작전 수행 능력도 부족하지 않다.
류지현 LG 감독은 "문성주가 하위 타순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 (2번 타순 배치를)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선수가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라며 "기본적으로 (문성주는) 타석에서 움직임이 크지 않다.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도 자신의 스윙을 하는 메커니즘을 지녔다. 2번 타순에서도 출루 등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계속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성주는 드래프트 하위 순번 출신이다. 경북고 졸업반 당시 지명을 받지 못한 아픔을 겪은 뒤 강릉 영동대에 진학했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10라운드, 전체 97순위에 그의 이름이 호명됐다. 올해 문성주의 연봉은 4200만원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그가 보여준 활약은 어떤 스타 못지않다. 그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62(스포츠투아이 기준)로 팀 내 1위,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