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 프로축구 K리그1(1부)이 한 달가량의 휴식기를 가진 후 다시 관중 앞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로 육성 응원이 가능해진 K리그에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많아졌다.
강원FC와 울산 현대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8일 강릉종합운동장. 최저 기온 섭씨 11도에 바람까지 불어 제법 쌀쌀했다. 그런데도 이날 경기장에 2207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강원의 최다 관중. 지난 2월 20일 성남FC와 리그 개막전에서 기록한 1933명보다 더 많은 팬이 프로축구를 즐겼다.
아내 정청하(28)씨, 딸 재이(2)와 강원도 춘천에서 온 강원 팬 김승현(28)씨는 “축구를 정말로 좋아하는 나를 따라 아내도 축구 팬이 됐다. 오늘 사진을 많이 찍었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좋은 추억으로 기억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강원 공격수 김대원의 팬이라고 밝힌 이건희(7)도 “어버이날에 아빠와 함께 강원의 경기를 보러 오니 좋다”며 수줍게 말했다.
강원 구단은 팬 사인회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로 관중을 즐겁게 했다. 인기 TV 프로그램인 ‘골 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진과 가수 김흥국이 경품 추첨에 참여하기도 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정말 많은 가족이 경기장을 찾아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셨다. 코로나19 이전의 경기장 분위기를 다시 느끼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어린이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맞붙은 이날 경기장에는 1만2024명의 관중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휴식기를 끝내고 리그를 재개한 K리그1에서는 이날부터 육성 응원이 가능해졌다.
누나 이여진(19)씨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전북 팬 이승진(10)은 “육성 응원이 가능해져 누나와 경기장을 찾았다. 류재문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 너무 소리를 질러서 목이 조금 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서연(8)도 “엄마, 아빠와 축구장을 처음 왔다. 경기장이 온통 초록색이라 예쁜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전북 구단은 어린이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들을 소개하고, 일부 좌석의 어린이 무료입장을 실시했다. 백승호 등 전북의 인기 선수들은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 동안 관중석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어린이날에 펼쳐진 서울과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약 25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팬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고 전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가정의 달, ACL 휴식기 후 첫 경기 등 외적인 요인들과 더불어 구단에서는 풍성한 홈 경기 이벤트로 팬들을 맞이했다”며 “연맹은 각 구단과 여러 방면으로 관중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코로나 이전 수준의 관중 규모를 하루빨리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