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전개다. 사이드암스로 심창민(29·NC 다이노스)의 2022년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심창민은 지난 16일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이 있는 건 아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결과가 계속 좋지 않다 보니 불안감이 생긴 것 같다.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것 같아 엔트리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심창민의 시즌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14.21이다. 피안타율(0.346)이나 WHIP(이닝당 출루허용·2.53) 모두 높다. 등판마다 제구 난조가 심각하다. 9이닝당 볼넷이 9.95개로 많고 이닝당 투구 수(24.9개)는 25개에 육박한다. 피출루율(0.528)과 피장타율(0.423)을 합한 피OPS도 0.951로 낙제 수준이다.
심창민은 이미 한 차례 조정기를 거쳤다. 지난달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16일 동안 2군에서 훈련했다. 2군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높았지만 22일 콜업돼 불펜에서 대기했다. 깜짝 반전은 없었다. 1군 재등록 뒤 소화한 9경기 평균자책점이 9.00. 9이닝 환산 피안타가 12개에 이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심창민의 구속 변화는 거의 없다. 직구 평균 구속만 하더라도 시속 141.5㎞/에서 141.7㎞/h로 소폭 상승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구속도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슬라이더(0.235→0.429)와 커브(0.067→0.500) 피안타율이 크게 오르면서 개인 성적이 악화했다. 변화구 피안타율이 워낙 좋지 않으니 직구 의존도(46%→55.7%)가 높아졌다.
NC는 심창민을 얻기 위해 포수 김태군(현 삼성)을 트레이드 매물로 사용했다. 주전급 백업 김태군을 내줄 정도로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심창민은 중간과 마무리 투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만큼 'FA로이드(FA+스테로이드 합성어)'에 대한 기대가 컸다. NC는 지난겨울 수년간 필승조로 활약한 임창민(현 두산 베어스)과 김진성(현 LG 트윈스)을 방출했고 문경찬(현 롯데 자이언츠)은 외야수 손아섭의 FA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났다. 심창민은 불펜의 뎁스(선수층)를 다시 탄탄하게 만들어줄 '히든카드'였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추풍낙엽처럼 흔들린다.
NC는 지난 15일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용찬이 빠진 뒤 원종현 중심으로 불펜이 재편됐다. 심창민이 7~8회를 막아줘야 불펜이 매끄럽게 운영될 수 있지만 쉽지 않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실점하니 FA 가치도 하락세다.
한 구단 관계자는 "볼이 너무 많다. 볼카운트가 몰린 뒤 무리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다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며 "워낙 경력이 좋은 선수인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FA 가치를 끌어올리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