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진은 지난 3일 공로시민 표창장을 받았다. 한 달 전 상습 절도범을 잡아 신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인이 차량에 둔 가방을 도난당하자, 그는 중고 거래 앱에서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찾아냈다. 구매 의사를 밝힌 후 판매자를 만나 가방의 출처를 추궁했다. 오선진은 도망가는 판매자를 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오선진은 "인생을 살면서 쉽게 받기 힘든 표창장을 받았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상까지 주셔서 기분 좋다"며 웃었다. 이 선행이 알려진 뒤 그는 '선진 시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선진은 2008년 2차 4라운드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15년 차 내야수다. 하지만 규정타석을 채운 건 2012년과 2019년 두 번뿐이다. 나머지 시즌엔 주로 백업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6월 이성곤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현재 삼성의 주전 유격수가 오선진이다. 옆구리 부상으로 4월 19일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5월 중순 복귀해 꾸준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실책은 6개. 그는 "어릴 적부터 수비에 욕심이 많다. 생각보다 실책이 많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올해 초 이학주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보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뛴 김지찬은 2루로 옮겨 공격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인 이재현은 오선진이 빠진 사이 반짝 활약을 펼치다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이런 가운데 오선진이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내야 중심을 지키고 있다.
오선진은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0.239(2455타석)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8일 기준으로 타율 0.286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도 0.400로 높은 편이다. 그는 "지난해 삼성으로 옮겨와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도 치르고, 절도범도 잡았다. 또 표창장도 받았다"며 "(삼성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연장 1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행운의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삼성은 연장 11회 3점을 보태 7-4로 이겼다. 오선진의 출루가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이다. 8일 경기 역시 1-1로 동점이던 5회 초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해 이해승의 적시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런 활약으로 그에게 '소금 선진'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오선진은 "'소금 선진'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상습 절도범을 검거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야구 잘한다고 기사가 나와야지 왜 도둑을 잡아 뉴스가 됐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앞으로 표창장 기사보다 야구를 잘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