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팀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준비를 이어가는 벤투호가 파라과이와 비겼다. 한국은 FIFA 랭킹 29위고, 파라과이는 50위다. 파라과이는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8위로 본선 진출에 실패해 세대교체 중인 팀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파라과이 에이스인 미구엘 알미론(뉴캐슬)에게 2골을 허용지만, 후반 손흥민(토트넘)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골망을 갈랐다. 브라질(1-5 패)과 칠레(2-0 승)에 이어 세 번째 6월 A매치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파라과이와 역대 전적에서는 2승 4무 1패가 됐다.
파라과이는 지난 2일 일본 삿포로에서 일본과 치른 평가전에서 1-4로 졌다. 당시 파라과이는 전날 일본에 도착한 뒤 이튿날 경기를 치러야 했다. 파라과이는 지난 3일 한국에 입국한 뒤 일주일가량 시차와 환경에 적응해 한국과 평가전에서는 일본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다. 기예르모 스켈레토 파라과이 감독도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실험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3주 군사훈련을 위해 입소한 황희찬(울버햄튼)을 대신해 권창훈(김천 상무)을 선발로 출격시켰고, 왼 발목과 정강이 부상으로 소집해제된 정우영(알 사드) 대신에 백승호(전북 현대)를 투입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김진수(전북)도 선발 출전했다.
교체 카드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수 김문환(전북)을 빼고 이용(전북)을 투입했다. 후반 15분에는 나상호와 백승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각각 엄원상(울산 현대)과 김진규(전북)를 투입했다. 후반 22분에는 김진수 대신 홍철(대구FC)을 기용했고, 후반 29분에는 권창훈과 황의조를 빼고 조규성(김천)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했다.
6월 A매치에서 계속 지적된 수비 불안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 전반 23분 수비에서 실수를 보이며 선제 골을 헌납했다. 중원에서 역습에 나선 파라과이가 한국 진영으로 전방 침투 패스를 찔렀는데, 정승현(김천)이 공을 처리하지 못하고 알미론에게 뺏겼다. 알미론은 정확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약점으로 지적된 불안한 수비가 그대로 드러났다. 후반 5분 파라과이의 역습 상황에서 알미론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왼발 슛으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한 골을 쫓아가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1-2로 뒤진 후반 22분 손흥민이 그림 같은 프리킥 골에 성공했다. 페널티 아크 부근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은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파라과이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칠레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프리킥 골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A매치 101경기에서 나온 33번째 골이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동국, 김재한(33골·이상 은퇴)과 함께 한국 남자 A매치 역대 최다 골 공동 4위에 올랐다. 해당 기록 부문 1~3위는 차범근(58골)-황선홍(50골)-박이천(36골)이다. 손흥민이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집트와 6월 A매치 마지막 평가전에서 단독 4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우영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교체 투입돼 왕성한 활동량을 보인 정우영은 후반 48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오른쪽 측면에서 엄원상이 올린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통산 A매치 2호 골. 지난 1986년 2월 16일 홍콩구정대회에서 1-3으로 패한 이후 36년 만에 파라과이에 패할 위기에서 대표팀을 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