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이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남자 계영 800m(네 명의 선수가 200m씩 자유형으로 헤엄치는 릴레이) 세계선수권 사상 첫 결승 진출이 목표다.
2022 FINA 세계선수권은 1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15일 출국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주인공은 경영 남자 200m와 100m, 그리고 단체전인 계영 400m와 800m에 나서는 황선우(19·강원도청)다.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7위를 기록했다. 이 종목 황선우의 개인 최고기록은 1분44초62, 올 시즌 최고 기록은 1분45초79다. 시즌 세계랭킹 1위인 키에런 스미스(미국·1분45초25)의 기록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메달권을 기대할 만한 수준이다.
황선우는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쇼트 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황선우 개인의 성적도 눈여겨볼 부분이지만, 그 이상으로 의미 있는 도전은 바로 남자 계영이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계영 800m에 황선우를 비롯해 이호준(대구시청) 김우민(강원도청) 이유연(한체대)이 팀을 이룬다. 이들은 지난달까지 호주에서 6주간 전지훈련을 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전지훈련지에서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수영 지도자 이언포프로부터 특별 훈련을 받았다.
당초 계영팀의 목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전지훈련 도중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황선우가 “멘털이 조금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을 정도로 대표팀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100%의 힘을 쏟아붓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당장 닥쳐온 새로운 목표는 바로 세계선수권 계영 800m 결승 진출(상위 8개 팀)이다. 김우민은 “아시안게임 연기로 인해 오히려 우리에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겼다. 세계선수권에서 호주 전지훈련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말했다.
그동안 한국 수영은 박태환, 황선우라는 특출한 스타 선수 한 명의 성적으로 대표됐다. 하지만 계영의 결승 도전은 한국 수영의 전반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계영 대표팀은 이언포프 감독의 지도 아래 전반적인 영법과 턴 동작 등 세세한 부분의 기술적인 조언을 들었다. 또한 돌핀킥을 늘려 기록을 단축하는 것에 6주간의 훈련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1차 목표는 남자 계영 800m 한국기록인 7분11초대의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다. 나아가 결승에 진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을 타진하는 게 진짜 목표다. 지난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계영 800m에서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결승(최종 6위)에 올라간 바 있다.
황선우는 14일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기대하는 종목이 계영 800m다. 호주 훈련을 잘 소화해서 멤버들 모두 기록이 잘 나온다. 호흡도 좋다.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