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발 금융 불안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매도 줄어들고, 하락 폭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하며 지난주 -0.01%보다 낙폭이 커졌다. 미국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은행의 '빅스텝'(0.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매수세가 위축된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아실은 이날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6만3934건으로 일주일 전보다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고물가와 금리 부담 등의 위기감으로 극소수의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하면서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강동구는 4주 연속 이어온 보합을 깨고 0.02%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는 가락·장지동의 중저가 위주로 가격이 미끄러지면서 4주째 -0.01%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초구는 0.02% 올랐으나 지난주의 0.03%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둔화했다. 용산구는 0.01% 올랐지만 상승 폭은 지난주의 0.02%보다둔화했다. 이른바 '노도강' 지역은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노원구는 지난주 -0.03%에서 금주 -0.04%로 하락 폭이 커졌고, 강북과 도봉구는 각각 지난주 보합에서 -0.01%, -0.02%로 하락 전환했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은 각각 0.02%, 0.03% 떨어져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 1위였던 인천은 올해 들어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약세다. 작년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인천 연수구는 0.11% 하락하는 등 올해 들어 1.22%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아파트값은 0.02% 내려 올해 3월 14일 -0.02%를 기록한 뒤 석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셋값은 지난주 보합이던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0.01%, 0.02% 내리며 한 주 만에 다시 하락 전환됐다. 인천은 0.12% 내려 지난주 -0.08%보다 낙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