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반 탄탄했던 KIA 타이거즈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투수들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
KIA는 지난 1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한승혁(29)이 2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한승혁은 바로 전 등판이었던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4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3볼넷 6실점하며조기강판됐다.
빠른 구속에 비해 제구력이 안 좋았던 한승혁은 지난겨울 영점을 잡기 위해 노력했고, 시범경기에서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5선발 경쟁에서 승리했다. 개막 뒤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한승혁의 페이스는 5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떨어졌다. 5월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5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29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실점 했다.
김종국 감독은 이튿날(30일) 한승혁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데뷔 뒤 한 번도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적이 없는 그가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휴식을 부여한 것.
그러나 한승혁은 13일 만에 등판한 12일 키움전에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등판에서도 부진했다.
이 두 경기에서 한승혁은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중요한 순간에 꼭 볼넷을 내준 것. 12일 키움전에서는 2회 연속 안타로 위기에 놓인 뒤 김혜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까지 내주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후 안타 2개를 맞는 등 3점을 내줬다. 5회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준완과 김수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이정후에게 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첫 8경기에서 기록한 한승혁의 스트라이크(63.9%)-볼(36.1%) 비율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휴식 직전 나선 5월 29일 SSG전에서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61.8%로 떨어졌고, 12일 키움전은 57%에 불과했다.
KIA 선발진은 4월 23일 고척키움전부터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팀 타선이 가라앉은 상황에서도 선발진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러나 6월 14경기 선발진 평균자책점(5.79)은 10개 구단 중 10위다. 흔들리고 있는 건 한승혁 1명이 아니다. 2021년 신인의 이의리는 6월 첫 2경기에서 모두 5점 이상 내줬고, 임기영도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실점(6이닝)을 기록했다. 에이스 양현종만 꾸준하다.
KIA 타이거즈는 남은 전반기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 치러야 한다.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션 놀린은 사실상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타선도 타율·홈런·타점 부문 1위에 올랐던 5월보다는 화력이 줄었다. 국내 선발 투수들의 분전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