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을 휩쓸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서울 동대문구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 주관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고를 넘어섰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현대건설의 뒤를 뒤쫓고 있지만, 압도적인 기세를 누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8일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스카이 사업단'으로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을 맡게 됐다.
이문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86-1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40층 높이의 아파트 22개 동 372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만 9528억원에 달하는 대어급 강북 재개발 사업지다.
현재 양사의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5조27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달성한 현대건설이 이문4구역 시공도 맡게 되면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인 5조5499억원에 근접하거나 소폭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굵직한 사업지를 모두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은 앞서 1조7660억원 규모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3188억원에 달하는 대전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5구역 등 사업지 7곳을 따냈다. 하반기에도 수주 결과를 앞둔 도시정비사업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가 현대건설의 속도에 놀라는 이유다.
2위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1968억원)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 수주액 2조56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도전한 대전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9212억원)의 시공권을 따냈고, 이문4구역까지 더하면서 수주액 2조5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등은 누적 수주액 1조원을 향해 진군 중이다. 대우건설은 신길 우성 2차·우창아파트 재건축 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6월 들어 대전 도마변동13 재개발과 서초아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4개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품에 안으면서 단번에 수주액 1조3222억원을 쌓았다.
정비업계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주에 위축돼 있다.
대우건설 측은 "올해 주목하고 있는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