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FC 공격수 이승우(24)가 연이어 득점포를 터뜨리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28일 울산 현대와 15라운드 홈 경기(1-2 패) 6월 17일 김천 상무와 16라운드 원정 경기(1-0 승) 21일 포항 스틸러스와 17라운드 홈 경기(2-1 승)까지 3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리그 7골을 기록해 21일 기준 개인 득점 순위 공동 4위에 위치했다. 리그 성적은 7골·2도움이다.
이승우는 21일 포항과 경기에서 환상적인 발리슛 골을 터뜨렸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17분 수원FC의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이승우가 오른발 터닝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그림 같은 궤적을 그리며 포항의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이승우가 잘 차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골이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인정했다.
이동국(은퇴)이 2004년 독일과 평가전에서 당시 세계 최고 골키퍼 올리버 칸을 상대로 터뜨린 발리슛 골과 흡사했다. 이동국의 골은 대한축구협회(KFA)의 여론 조사 결과 그해 최고의 골로 선정됐다. 이승우도 “어떠한 골인지 알고 있다. 두 골 다 멋졌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이승우가 넣는 골은 다 멋지다. 고난도의 골을 넣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승우가 지금의 기세를 7월까지 이어간다면 대표팀 발탁도 기대할 수 있다. 이승우는 지난 2019년 6월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된 뒤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 대표팀과 멀어졌다. 가장 최근 A매치 출전도 2019년 6월 11일 이란전이 마지막이다. 이승우가 K리그 무대를 노크한 것도 소속팀 활약을 기반으로 태극마크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함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7월 1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해 일본, 중국, 홍콩과 격돌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의무 차출 규정이 없다. 해외파 없이 K리그 선수들로 꾸려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김도균 감독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승우라면 대표팀 발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우도 대표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다”면서도 “나의 욕심만 있다고 해서 대표팀은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선택은 대표팀 감독님의 몫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장 안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며 열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우가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무는 강점은 있지만 상대 선수와 몸싸움, 수비력, 연계플레이 등에서 저평가를 받는다. 김도균 감독도 “이승우는 골만 넣어서는 대표팀에 들어갈 수 없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수비에서 열심히 해주지만 몸싸움에서 밀리는 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승우 또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는 “대표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현대 축구는 포워드가 공격도 하지만 수비도 해야 한다. 이런 부분 잘 인지하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체력과 수비를 보완해서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