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은 지난해까지 14시즌(2007~2021) 동안 뛰며 KBO리그 통산 타율 0.290 191홈런을 기록했다. 최정(SSG 랜더스) 박석민(NC 다이노스)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다. 2020년 이 포지션 골든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하다.
올 시즌은 부진하다. 황재균은 출전한 66경기에서 타율 0.251 3홈런 27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683을 그쳤다. 소속팀 KT가 한창 상승세를 탄 6월에도 공격 기여도가 미미했다. 출전한 19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79 3타점에 그쳤다. 팀 타자 중 세 번째로 많이 득점권 타석(18회)에 나섰지만, 안타는 2개뿐이었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 모두 떨어졌다.
황재균은 지난해 4월 수비 중 타구에 코뼈를 맞고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한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2년 연속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다.
KT는 간판타자 강백호가 발가락 골절상을 회복하고 돌아온 뒤 공격력이 상승했다. 헨리 라모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앤서니 알포드도 출전한 8경기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동안 홀로 분전하던 4번 타자 박병호도 부담을 덜었다.
그러나 최근 4년 동안 상위 타선에서 KT 공격을 이끌었던 황재균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KT는 아직 100%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황재균은 KT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1시즌엔 고정 2번 타자로 나섰다. 올 시즌 7번 타순까지 밀렸다. 그가 타격감을 회복해 2번 타자로 복귀하는 게 KT에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마침 KT에는 '붙박이 2번 타자'가 필요하다. 그동안 황재균을 대신해 테이블세터 한 자리를 맡았던 외야수 김민혁은 알포드 가세 뒤 백업으로 밀렸다. 최근 몇 경기는 하위 타선에 있던 배정대가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이강철 KT 감독은 "장타력이 좋은 황재균이 앞(2번 타자)에 나서면서, 중심 타선(3~5번)에 득점 기회가 늘어났다. 상대 배터리도 압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재균이 살아나야 강백호-박병호-알포드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