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겹경사를 맞았다. 올해 토종 브랜드 변신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편의점 매장 수 1위, 시가총액 1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U 점포 수는 10년 전 7200여 개에서 올해 1만6000여 개로 2배 이상 늘어 업계 1위에 올랐다.
경쟁사 GS25는 지난해 800여 개의 점포를 늘리면서 총 점포 수 1만5500여 개를 기록했지만, 500여 개의 차이로 CU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통상 편의점 업계 순위는 점포 수로 나뉜다. 점포 수가 늘면 자연스럽게 매출은 오르고, 고정비는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CU 매출액은 10년 전 2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6조7812억원까지 증가했다.
호실적에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BGF리테일의 시가총액(24일 종가 기준)은 3조16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100위에 올라 있다. 특히 유통 대장주인 이마트(2조8573억원)와 롯데쇼핑(2조8572억원)을 제치고 유통 시총 1위 자리도 꿰찼다. 경쟁사 GS리테일(2조6494억원)과의 시총 차이는 약 4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해외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현재 몽골에서만 210여 개 점포를 운영하며 점유율 70% 이상의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점포를 3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해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진출해 6월 현재 9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목표치는 이미 뛰어넘었다. 올해 말까지 150개 점포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
BFG리테일 관계자는 “몽골 등은 도심화가 빠르게 진행하는 상황이라 충분히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해외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력해 추가적인 해외국가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CU가 호실적을 낼 수 있던 가장 큰 비결로 '토종 브랜드로의 변신'을 꼽고 있다.
1990년 훼미리마트라는 이름으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BGF는 매년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고, 한·일 관계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또 주체적인 해외 진출도 불가능했다.
이에 BGF는 대한민국 브랜드로의 독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하고, 2010년부터 약 2년 5개월의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에 들어갔다. 이후 20여 년 동안 이어온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종지부를 찍은 CU는 2012년 6월 마침내 대한민국 독자 브랜드로 독립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CU에 있어 브랜드 독립은 '신의 한 수'나 마찬가지"라며 "최근 일본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이 ‘노(NO)재팬’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 CU는 피해갈 수 있었을뿐 아니라,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토종 브랜드를 달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