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1-4로 져 최근 4연패 늪에 빠졌다.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상대했지만, 찬스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1회부터 1사 2루에서 오재일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1-2로 추격했다. 계속된 찬스에서 4번 타자 강민호가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1-3으로 뒤진 7회에는 1사 만루에서 최영진이 3구 삼진을 당한 뒤 김헌곤의 잘 맞은 타구는 켈리의 호수비에 직선타 처리됐다. 1-3으로 뒤진 8회 말 2사 2, 3루에서 LG 벤치는 오재일을 자동고의4구로 걸렀다. 후속 강민호와 승부를 택한 것. 2B까지 얻은 강민호는 LG 정우영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에 배트를 휘둘렀고 공은 내야에 높이 떴다. 유격수 플라이. 마지막 찬스를 날려버린 삼성은 그대로 졌다.
강민호는 삼성 투수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포수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볼 배합과 경기 운영을 한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은 승리 후 "강민호의 리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그의 이름을 빼놓지 않을 정도다. 삼성도 강민호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지난겨울 4년 최대 36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2017년 말 롯데 자이언츠에서 FA 이적하며 4년 80억원에 계약한 그는 30대 후반에 삼성과 두 번째로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강민호는 5일 기준으로 올 시즌 65경기에서 타율 0.226로 부진하다. OPS는 고작 0.593에 그친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 290개를 기록할 정도로 펀치력을 갖췄으나, 올해 장타율은 불과 0.303밖에 안 된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낮다. 출루율도 0.290로 역시 낮다.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을 올린 지난해와 영 다른 모습이다.
삼성 입장에선 구자욱과 이원석 등 중심 타자 뿐만 아니라 김지찬과 김상수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런 가운데 주축 강민호까지 FA 첫 시즌에 부진해 아쉬움이 더욱 짙다.
강민호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또한 허삼영 삼성 감독이 전담 포수제를 운영하면서 예전보다 출전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삼성은 포수 엔트리에 강민호와 김태군, 김재성까지 셋을 두고 있다. 김태군은 강민호를 대신해 드림 올스타 포수 부문에 팀을 대표해 이름을 올려, 베스트12에 선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강민호의 타격 부진은 병살타에서도 드러난다. 올 시즌 병살타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병살타 22개로 압도적 최다 1위에 오른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 가렸지만, 강민호는 국내 선수 중 병살타가 가장 많다. 페르난데스와 피렐라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이상 11개)도 병살타가 많지만 모두 3할 타자다. 반면 강민호는 타율이 2할 초반대로 낮고, 타석 대비(17.77타석당 1개) 병살타가 많다.
현재 페이스라면 강민호는 산술적으로 병살타 24개까지 가능하다.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병살타가 2017년 KT 위즈 윤석민과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이 기록한 24개다. 강민호가 불명예 기록에 근접하는 셈이다. 강민호가 병살타를 기록한 경기에서 삼성은 4승 9패(0.308)로 시즌 승률(0.449)보다 훨씬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