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전 4번 타자' 최형우(39)는 소속팀이 8연패 위기에 놓였던 6일 KT 위즈전에서 두 번이나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 말 2사 만루에선 상대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4구째 시속 153㎞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2구째 커브엔 오른쪽 '파울 홈런'을 때려냈지만, 끝내 힘에서 밀렸다.
KIA가 1-6으로 지고 있던 6회 말 무사 만루에 또 나섰다. 희생플라이라도 필요했던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2구 직구 승부엔 각각 파울과 헛스윙을 했고,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낮은 커브에 배트를 헛돌렸다. 최형우는 이날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고, KIA는 1-8로 져 8연패를 당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던 최형우가 부진하다. 6일 기준으로 74경기에서 타율 0.219 7홈런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장타율 0.543을 기록했던 그의 올해 장타율은 0.360에 불과하다. 시즌 첫 홈런도 43경기 만에 쳤다.
KIA가 한창 상승세를 탔던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는 잠시 반등했다. 17경기에서 타율 0.270 5홈런을 기록했다. 타격감이 좋아진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황대인이 4번과 5번으로 전진 배치됐고, 최형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6번 타순에서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다시 방망이가 얼어붙었다. KIA가 8연패를 당하는 동안 그의 타율은 0.103(29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타점은 단 1개였고, 삼진은 7개를 당했다. 시즌 개막 전 최형우는 "젊은 선수들이 중심 타선에 나서야 한다. 나는 6번 타자 정도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KIA가 더 내실 있는 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6번 배치는 선수 생각"이라며 시즌 초 최형우를 4번이나 5번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가 뚜렷했다. 결국 최형우는 중심 타선에서 밀렸다. 6번 타자로 나선 132타석에서도 타율 0.214에 그쳤다.
최형우는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에 그친 지난 시즌(2021) 성적을 언급하며 "작년보다 더 못하면 (야구를) 그만해야 하지 않겠나. 새로운 마음으로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다.
숙원인 '통산 최다 타점' 경신도 늦어지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까지 1390타점을 기록, 이승엽(은퇴)이 보유한 1위 기록(1498개)에 108개 차로 다가섰다. 그러나 올 시즌은 74경기에서 33타점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