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는 11일(한국시간) 영국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2022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닉 키리오스(40위·호주)에 3-1(4-6, 6-3, 6-4, 7-6〈7-3〉)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00만 파운드(31억 2000만원)다.
조코비치는 2018년과 2019년, 2021년에 이어 윔블던 남자 단식 4연패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통산 7회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8회)를 바짝 뒤쫓았다. 또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21번째 우승을 차지, 이 부문 단독 2위가 됐다. 올해 윔블던 4강에서 복근 부상으로 기권한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22회로 가장 많다. 페더러는 20회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조코비치는 키리오스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이날도 키리오스가 1세트를 따내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2세트부터 조코비치의 저력이 살아났다. 조코비치는 2세트 게임스코어 5-3으로 앞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40으로 뒤졌다. 하지만 3연속 득점하며 듀스로 끌고 간 뒤, 결국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2세트를 끝냈다. 3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4-4로 맞선 키리오스의 서브 게임에서 0-40까지 몰렸다가 내리 5포인트를 따내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했다.
마지막 4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가 펼쳐졌다. 1-2로 뒤진 키리오스가 자신의 두 차례 서브에서 연달아 대각 공격을 라인 밖으로 보내면서 순식간에 1-6까지 벌어져 승부가 갈렸다. 우승을 확정한 조코비치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아내와 코치, 지인과 포옹하며 기쁨 나눴다. 이날은 결혼기념일이어서 기쁨이 두 배였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 US오픈을 제외한 3개 대회를 석권했다. 그러나 올해는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우승을 '라이벌' 나달에게 내줬다. 올해 1월 호주 오픈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탓에 출전하지 못했고, 프랑스 오픈 8강에선 나달에 무릎을 또 꿇었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대회 정상에 올라 메이저 대회 우승을 21회로 늘렸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은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입국하려면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한데, 조코비치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대회에는 불참할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열린 호주 오픈에서도 백신 미접종 탓에 추방돼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 우승에도 조코비치의 세계 랭킹은 3위에서 7위로 내려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되면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는 윔블던 대회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코비치에게 이 대회 우승 포인트가 추가되지 않는다. 반면 지난해 윔블던 우승으로 얻은 랭킹 포인트는 제외된다. 프로테니스는 정확히 최근 1년간의 성적을 기반으로 세계랭킹을 산정한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 키리오스는 이날 서브 에이스 30개로, 조코비치(15개)를 압도했다. 공격 성공 횟수도 62-46으로 앞섰다. 그러나 실책이 두 배(33-17) 가까이 많았다. 감정 조절에 실패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