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이어 구독 서비스 범람 시대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혜택을 모은 패키지가 쏟아지면서 이용자들은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월 고정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서다. 구독 수요가 가장 높은 OTT는 이제 기본 옵션이다. 혜택 범위와 조합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포털과 이동통신사가 출시한 구독 상품을 직접 비교해봤다.
네이버·SKT, 쇼핑 혜택에 OTT는 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구독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한 곳은 네이버와 SK텔레콤이다. 두 곳 모두 적립과 할인 등 온라인 쇼핑 혜택에 콘텐츠 이용권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의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연내 누적 가입자 수 1000만명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6월 출시 후 2년 만에 800만 회원을 확보했다.
올해 1분기 네이버의 멤버십 매출은 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 성장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과 예약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5%를 적립해준다. 한 달에 8만원 이상만 써도 가입비(월 4900원)만큼을 돌려받는다. 월 최대 658만 포인트를 받은 사례도 있다.
콘텐츠 혜택은 매달 바꿀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에는 스포티비 나우를,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을 때는 티빙을 설정하면 된다. 가격 변동 없이 최대 4명까지 가족과 계정을 공유하는 기능도 갖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속해서 혜택 수준을 높여 체감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멤버십 가입자 수 부풀리기와 과도한 홍보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뼈아프다.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우주'는 세계 최대 커머스 업체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주패스 미니'(월 4900원)와 '우주패스 올'(이하 월 9900원), '우주패스 스탠다드'에서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 배송과 1만원 할인을 뒷받침한다. 11번가 포인트와 쿠폰도 준다.
최근 편의점과 카페 등 커머스 혜택 대신 고객 니즈에 특화한 '우주패스 라이프'를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콘텐츠 혜택은 웨이브나 스포티비 나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 고를 수 있다. 우주패스 미니는 제한된 다시보기(3주~1년 이내)가 가능한 웨이브 라이트 버전 이용권만 지급한다.
글로벌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KT 시즌과 통합하기로 한 티빙이 웨이브보다 포괄하는 콘텐츠 카테고리가 더 넓다. 지상파 콘텐츠를 주로 즐긴다면 웨이브가 적합하다.
LGU+, 혜택 다양하지만 가격 아쉬워
카카오도 구독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카카오톡 연계 기능에 국한돼 있다.
PC·모바일 웹 결제 기준 월 3900원의 '이모티콘 플러스'에 가입하면 인기·최신 이모티콘을 마음껏 쓸 수 있다.
저장공간에 따라 월 990원부터 월 89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한 '톡서랍 플러스'는 카톡 대화·사진·파일·메모를 자동으로 암호화해 보관한다. 검색과 협업 기능도 지원한다.
지난 14일 구독 플랫폼 '유독'을 공개한 후발주자 LG유플러스가 가장 많은 제휴처를 품었다.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티빙·유튜브 프리미엄 등 OTT는 물론 배달·여가(요기요·쏘카) 등 31개 분야 4500여종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사업자가 혜택을 정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만 골라도 5%, 조합에 따라 2개 이상 최대 5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2025년까지 가입자 1000만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이 필요도 하지 않은 구독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일정액을 내는 불편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 5000원 미만으로 OTT를 시청할 수 있는 타 서비스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티빙 베이직(월 7900원)과 GS25 구독 쿠폰 2장(월 6490원)을 묶으면 24%(월 3435원) 할인이 적용되는데, 그래도 월 1만955원을 내야 한다. 많이 구독해야 저렴해지는 구조다.
업계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구독 생태계는 더욱 가파르게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국내 구독 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년 뒤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