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은 영화 ‘외계+인’ 1부(20일 개봉)에 지인들을 초대하는 VIP 시사회 날 오후 홍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시작을 알린 뒤에도 수 분 동안 자리에 앉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무언가 타자를 치며 집중했다. “미안합니다”며 자리로 다가와서는 “친한 분들이 오겠다고 해서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양해를 구했다. 류준열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에서 고려시대의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나와 물안개를 잡는 도술과 능글맞은 언변으로 영화 속을 날아다닌다.
-VIP 시사회에 누굴 초대했길래 바쁜가. “깜짝 놀랄 손님이 온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분, 세대를 아우르는 분이고 특급 게스트다. 친분이 있는 줄 알면 놀랄 거다.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다. 기대해달라.”(특급 게스트는 송가인)
-살이 많이 빠져 보이는데. “‘외계+인’ 촬영 초반에는 70kg대까지 나갔는데 극 중 밀본에 들어가 액션을 할 때쯤 5kg이 쫙 빠졌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 건강검진을 할 때 체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다며 진천선수촌의 운동선수 같은 몸이라고 칭찬을 들었다.”
-과거에 최동훈 감독과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었다고. “신인 배우가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 한 얘기였다. 이런 배우가 되고 싶고, 이런 영화를 찍고 싶다고. 내가 최동훈 감독님의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했다더라. 나중에 대표님이 ‘너 기억나니’라며 감독님한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카타르시스라 해야 하나. 감정의 소용돌이가 생겼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손가락에 꼽을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최동훈 감독이 왜 캐스팅을 한 것 같나. “감독님이 ‘독전’ 등 작품에서 주로 차가운 이미지를 많이 봤다고 했다. 실제 만나보니 웃음도 많고 수다가 되니까 무륵이를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했다고 들었다. 사실 회사에서 감독님이 나를 만나고 싶다 했을 때 이거 캐스팅이 안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
-언론 공개 후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데. “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 물론 예술 영화나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봐야 하고, 가볍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동훈 감독은 펀하고 재미있는 영화의 기준에 부합하는 감독 중 한 분이다.”
-‘외계+인’은 대체 어떤 영화인가. “제목에 +를 보면 알 수 있듯 인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인연을 얘기한다. 가드가 아이와 인연이 되고, 어린 이안이 어린 무륵을 만나 신검을 찾는다. 작은 인연들이 뭉쳐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다.”
-캐릭터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나. “무륵을 한 인간으로서 어찌 표현해야 하나. 그동안 척 하면서 살았는데 그 경험들을 무륵에게 표현하기 좋았다. 무륵이 잘난 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얼치기지 않나. 그 얼치기가 물안개를 잡으면서 성장, 지구를 구하려고 한다. 그 모습을 유쾌하게 풀고 싶었다.”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다면. “역할을 준비할 때 류준열을 지우고 새로 태어나는 타입이 아니다. 내 안의 작은 것들을 키워서 만드는 배우다. 심각한 것을 안 좋아하는데 무륵과 닮았더라. 남들이 뭐라 하건 신경을 안 쓰는 점도 닮았다.”
-영화가 1부와 2부로 나뉜만큼 촬영기간도 길었는데. “길어서 오히려 좋았던 게 있다. 보통 한 작품당 2~3개월 정도 촬영을 하는데 ‘외계+인’은 1년가량 찍으면서 놀듯이 촬영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영화에 여유가 묻어난다. 나라는 사람 자체도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변했다는 말도 들었다.”
-‘전우치’를 오마주한 대사도 읊었는데. “오프닝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전우치는 구름을 타고 왕궁으로 내려오지만 무륵은 탁주를 마시며 동네 사람들에게 허풍을 떤다. 완전히 다른 도사임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전우치’를 참고하지 않았지만 강동원 선배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륵이 매력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살리려 했다. 영화를 접근할 때는 한편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다. 허투루 하는 대사도 뒤에 가면 회수되니 놓치지 말고 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