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이 온통 박해일이다. 칸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 이어 김한민 감독의 대작 ‘한산: 용의 출현’ 개봉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배우 박해일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래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탑건: 매버릭’ 등 블록버스터 개봉 시즌과 겹쳐 아주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 했으나 입소문에 힘입어 1달 가까이 극장에 걸리면서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박해일이 이 작품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형사 해준. 등산을 하다 사망한 피해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미묘한 끌림의 감정을 느끼면서 점차 붕괴돼 가는 과정을 박해일은 투명하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 호평을 받고 있다.
“~구나, 마침내”,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난 붕괴됐어요”,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해서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같은 대사들이 유행어처럼 SNS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N차 관람 열풍이 뜨겁다.
미처 ‘헤어질 결심’의 여운이 극장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2편 ‘한산: 용의 출현’으로 빠르게 컴백한다.
‘명량’의 이순신이 최민식이었다면 ‘한산: 용의 출현’의 이순신은 박해일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번 작품에선 지략형 선비형의 이순신을 구현하고자 했고, 박해일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고. 이 같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박해일은 ‘한산: 용의 출현’에서 전쟁 한가운데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고요한 이순신 장군을 만들어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으로 아직 관객들과 정식으로 만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찍이 진행된 언론 시사회 반응은 아주 좋다. 소위 말하는 ‘국뽕’에만 기대는 영화가 아니라 여름철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도 충분히 갖췄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탑건: 매버릭’의 장기 흥행으로 한층 달아오른 요즘 같은 극장 분위기라면 ‘범죄도시2’를 잇는 천만 영화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작품성으로 N차 관람 열풍을 만든 ‘헤어질 결심’에 이어 천만 기대작 ‘한산: 용의 출현’까지. 코로나19 시대에도 묵묵히 일을 하며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 때를 기다려온 박해일의 노력이 제대로 빛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