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 선호도 1위 카카오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업무 공간은 물론 호텔 못지않은 편의시설로 출근길을 기대하게 한다. 카카오의 '신·충·헌'(신뢰·충돌·헌신) 정체성을 반영한 신사옥 '카카오 판교 아지트'를 지난 19일 직접 둘러봤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한 뒤 입주한 판교 H스퀘어에서 약 8년 만에 이사했다. B2B(기업 간 거래)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만 남기고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헬스케어·카카오벤처스 등 자회사들이 이달 4일부터 입주하고 있다.
카카오 아지트는 신분당선 판교역 4번 출구 옆에 위치했다. 지하통로와도 연결돼 비 온 날 우산을 챙기지 않아도 걱정이 없다.
연면적 16만2730㎡(약 4만9000평) 규모에 6000명을 수용한다. 10년 임대로 계약했다. 사옥을 직접 매입하는 비용을 아껴 사업에 투자하는 방향을 택했다. 외부업체가 들어오지 않고 오롯이 카카오 공동체가 사용한다.
휴식공간이 모여있는 지하 1층부터 살펴봤다.
리커버리센터는 카카오 구성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관리하는 운동 전용 공간이다. 샤워실을 포함한 약 100평의 공간에서 요가·명상 등 여러 클래스를 운영한다.
바로 옆 수면실은 안락한 캡슐형 호텔을 연상케 한다. 남성용 공간에는 2층 구조로 26개의 침대가 있다. 개별 블라인드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다. 여성용 공간에는 수유실도 있다.
카카오는 총 3개의 건강 관련 클리닉(톡클리닉·톡의보감·톡테라스)을 지원한다.
헬스키퍼 서비스 톡클리닉은 IT 업무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긴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준비했다.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을 갖춘 카카오 자회사 링키지랩 소속의 헬스키퍼가 근무한다.
사내 시스템으로 예약하면 30분 동안 안마·지압·수기치료를 받을 수 있다.
톡테라스는 전문 상담과 명상을 뒷받침한다. 필요하면 명상 시간을 갖거나 1대 1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톡의보감은 양호실의 개념이다. 급하게 치료가 필요할 때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상처 드레싱과 비만·금연 등 건강 관리도 돕는다.
카카오 아지트 1층 천장과 벽에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전광판)가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방문객에게 환영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증샷 촬영지로 인기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1층에는 식당과 편의점, 안경점 등 상점이 있다. 카카오프렌즈 매장에서는 판교에서만 구매 가능한 한정판 제품도 판매한다.
1~4층까지는 일반 방문이나 미팅 등의 용도로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다. 벤치와 생화로 꾸며 편하게 앉아 쉬거나 대화할 수 있다. 5~15층까지는 직원들만 출입할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어린이집(아지뜰)이 나왔다. 아지뜰은 새싹들이 모여 성장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어린이집 인가가 가능한 최대 300명 정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학부모 직원과 자녀의 교류가 이뤄지는 스퀘어 광장과 영유아 특별 활동실 등으로 조성한다. 같은 층에 30일 대회의실과 인터뷰 공간도 있다.
3층은 호텔 콘셉트다. 직원들이 주로 오가며, 외부인 미팅을 위한 커피숍 등이 있다. 신사옥에서 메인 로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직 공사 중인 포토 스튜디오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사원증이나 증명사진 등 용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기사 없이 전용기기로 무료 셀프 촬영이 가능하다. 언론사 인터뷰 등을 위한 프레스라운지도 있다.
4층에는 대규모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스위치온'이 있다. 150평 규모로 최대 200명 내외 행사가 가능하다. 이곳은 3개 구역으로 나눠 별개로 활용할 수도 있다.
4~5층에는 탁 트인 타운홀 공간이 있다. 경영진과 직원이 참석하는 설명회 등을 위한 자리다. 카카오가 목요일 오후 5시에 연다고 해서 이름 붙인 비정기 회의 'T500'도 이곳에서 열릴 전망이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는 '커넥팅(연결)'을 콘셉트로 잡았다. 연결되고 성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전 층을 수직 계단으로 연결하고 도서관 겸 문화공간인 '북 아지트', 야외 테라스 등 소통 가능한 장소를 마련하는 데 힘썼다.
신사옥은 근처 3개의 건물과 구름다리처럼 생긴 외부통로로 연결돼 있다. 4개의 건물이 사각형을 이루는 형태다. 크래프톤타워·네이버웹툰 등이 있는 건물과 이어졌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이직의 다리'로 불린다.
카카오 관계자는 "역세권으로 사옥을 옮겨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오래 기다린 사내식당도 생겨 오픈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