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장 UFC 아시아 지사장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는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출신 파이터와 적극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시아 선수들만이 참가하는 새로운 토너먼트를 시작했다. 이름은 ‘로드 투 UFC(ROAD TO UFC)’다. 플라이급, 밴텀급, 라이트급 등 네 체급의 8강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체급 우승자는 정식 계약을 맺고 UFC 파이터로 활약할 기회를 얻는다. UFC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겐 절호의 찬스다. 한국 선수는 네 체급에서 7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UFC는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이 포함된 UFC 정규대회를 개최했다. 미국 대회가 아닌 아시아 대회에서 타이틀전이 열린 것은 이례적이었다. 2023년에는 한국에서 세 번째 UFC 대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2019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종합격투기 선수 교육 및 개발을 위한 퍼포먼스 인스티튜트를 열기도 했다.
이같은 UFC 아시아 시장 개척 및 확대를 이끄는 주인공은 케빈 장(미국) UFC 아시아 태평양 지사장이다. 그는 2019년 정찬성이 화끈한 KO승을 거뒀던 UFC 부산 대회를 진두지휘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하와이에서 태어난 케빈 장은 북미미식축구리그(NFL) 글로벌미디어 담당자로 일하면서 '게임패스(Gamepass)'라는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기획·제작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UFC로 자리를 옮긴 뒤 UFC 아시아 지사장을 맡으면서 UFC 본사의 미디어, 선수 개발, 기업 파트너십, SNS 지원 등 전반적인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현재 UFC 본사의 수석 부사장을 맡는 동시에 중국올림픽위원회 고문으로도 일하고 있다.
케빈 장 지사장은 필자와 가진 온라인 화상인터뷰에서 한국 시장과 팬들에게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항상 UFC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글로벌 마켓”이라며 “격투기 팬들의 지식이 풍부하고 열정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UFC와 격투기는 주류 스포츠로 자리잡았지만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한다”면서 “2023년 한국에서 열릴 UFC 대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잊지 않았다. 케빈 장 지사장은 “한국 파이터들은 오랫동안 아시아 선수들의 표준이자 모범이었다”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재능을 보유한 동시에 지속적으로 최고 수준 인재를 배출하는 세계적 수준이 체육관도 뿌리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빈 장 지사장은 개인적으로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열렬한 팬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좀비(정찬성 별명) 대해 더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라며 껄껄 웃었다. 이어 “좀비는 아시아가 배출한 최고의 파이터이자 절대적인 전설이다”면서 “비록 타이틀전에서 패배했지만, 팬들이 원하는 만큼 언제든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로드 투 UFC 대회는 UFC 아시아가 야심 차게 기획한 이벤트다. 술집 볼거리나 길거리 쌈박질 정도로 여겨졌던 격투기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발판은 ‘TUF’라는 리얼리티쇼였다. UFC 아시아도 로드 투 UFC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케빈 장 UFC 아시아 지사장 케빈 장 지사장은 “우리는 아시아 파이터들이 UFC에 진출하고 성공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면서 “선수들이 지역 단체에서만 머물러선 UFC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더욱 큰 무대를 경험하고 동기부여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UFC가 직접 선수를 발굴하고 기회를 주는 무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케빈 장 지사장은 “로드 투 UFC 각 체급 최종 우승자는 UFC에서 최소 3~4경기를 치를 수 있는 계약이 주어진다”며 “이는 UFC에서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자 추진력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시아에서 UFC가 더 높이 뻗어 나가려면 아시아 출신 스타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토너먼트를 통해 UFC 차세대 스타를 배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FC는 지난 5월 한국 CJ ENM과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단순히 중계방송을 넘어 한국 및 아시아 지역 마케팅을 위해 협력하길 바라고 있다. 케빈 장 지사장은 “CJ ENM이 한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향력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CJ ENM을 비롯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팬들과 소통하고 싶고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케빈 장 지사장은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만약 충성스럽고 열정적인 팬들이 없었더라면 UFC는 지금처럼 한국에서 주류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팬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그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세계 최고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UFC는 팬들의 응원과 지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곧 한국 대회에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