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환호하는 최유리 (서울=연합뉴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최유리가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2022.7.23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유리(28·인천 현대제철)가 중국을 상대로 화끈한 '소림축구'를 보여줬다.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3일 일본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중국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동아시안컵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은 2005년 원년 대회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 물 건너갔다. 한국은 26일 대만과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의 유일한 득점은 최유리의 발끝에서 나왔다. 소속팀 동료인 강채림과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최유리는 전반 31분 조소현(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에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43번째 A매치에 출전한 최유리의 8호 골. EAFF도 공식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것이 득점하는 방법”이라며 최유리의 골을 조명했다.
한국은 지난 19일 일본과 치른 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1-2로 패했다. 대표팀 중심인 지소연은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한 것 같다. 찰 줄도, 깔 줄도 모른다”라며 ‘위닝 멘털리티’를 강조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듯 최유리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피치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경기 내내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고, 거친 플레이도 서슴지 않는 투쟁심도 보였다.
전반 18분 최유리는 상대와 공 경합 과정에서 발을 다소 높게 드는 반칙을 범했다. 그만큼 승리욕이 강했다. 경기 후 최유리는 “상대가 강하게 나올 때 부딪혔다. 오늘은 우리가 더 강하게 하려고 했다”라며 “중국은 몸으로 강하게 나오기 때문에 감독님도 그 부분을 상기시켜줬다. 우리도 그러려고 했고, 지지 않으려고 한 게 경기력에도 나왔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중국 수비를 돌파한 후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문전에서 헤딩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추가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사이 후반 31분 중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중국 수비수 왕린린이 오른발로 밀어 넣어 동점 골을 넣었다.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중국과 상대전적에서 4승 8무 29패가 됐다. 2015년 동아시안컵 1-0 승리 이후 9번 만나 3무 6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원인은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실점이었다. 벨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줄곧 체력과 집중력을 강조한 이유다.
한국은 지난해 4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로 맞서다 후반 페널티킥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2차전에는 전반 2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 이후 내리 3실점해 올림픽 본선에 실패했다. 올해 2월 여자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전반을 2-0으로 앞섰지만, 후반에만 3골을 내리 얻어맞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중국과 경기에 앞서 “득점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자신 있게 골문을 두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던 최유리는 무승부를 기록하자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경기 후 최유리는 “골이 터져서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이후 몇 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실점하고 비겼다.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