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선발진 정리가 필요하다. 지난 5월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이 복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NC 다이노스 퓨처스(2군)팀과의 경기에서 4이닝을 소화했다. 총 투구 수는 63개였고,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4㎞까지 찍혔다. 김종국 KIA 감독은 26일부터 치르는 NC와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놀린을 선발 투수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KIA의 국내 투수 4명 중 1명은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현역 최다승(155승) 투수 양현종과 차기 에이스 이의리가 빠질 가능성은 작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과 우완 정통파 한승혁 중에 한 명이 보직을 바꿀 전망이다.
임기영은 지난 시즌 KIA 투수 중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전반기에 등판한 13경기에서 2승(6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4.10)은 나쁘지 않았다.
한승혁은 전반기 등판한 1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지난겨울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보완, 5선발로 낙점된 그는 4월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5월 5경기 평균자책점이 6.75로 치솟았다. 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선 모두 5이닝 이상을 막아내며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투구 기복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안정감을 고려한다면, 임기영이 남은 선발 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임기영이 주로 선발(통산 112경기) 임무를 맡아온 투수라는 점도 김종국 감독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승혁은 1군에서 등판한 218경기 중 174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섰다. 현재 KIA 불펜은 긴 이닝을 소화할 투수가 필요하다. 전반기 롱 릴리버 임무를 맡았던 윤중현은 6월 중순 이후 급격히 컨디션이 떨어졌다. 한승혁은 구위가 좋고, 이닝 소화 능력도 갖췄다. 윤중현이 홀로 맡았던 임무를 나눌 수 있다.
한승혁은 KIA에 '아픈 손가락'이다.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히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성적은 매년 기대를 밑돌았다. 2011년 입단 후 '만년 유망주'로 남았다.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친 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더 진지해졌다. 올 시즌 전반기엔 선발진 한 자리를 맡아주며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다. 현재 KIA 마운드는 불펜 강화가 시급하다. 한승혁의 데뷔 첫 '풀타임 선발'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펜에서 팀에 기여할 기회는 더 자주 얻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