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장단 26안타를 몰아치며 23-0 대승을 거뒀다. 23점 차 승리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두 차례 나온 22점 차.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나성범·최형우·김선빈 등 KIA 간판타자들이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4번 타자로 나선 황대인도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5개)와 타점(6점)을 경신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이들만큼 백업 외야수들의 타격이 돋보였다. 선발 2번 타자·좌익수로 나선 이창진은 3안타 3득점을 기록했다. 1회 초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김선빈의 적시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4회 무사 3루에서도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KIA의 빅이닝(6득점) 신호탄을 쐈다. 이창진 자리에 대타로 나선 이우성도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대승에 기여했다.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호령도 2안타 3타점 1득점을 남겼다. 대타로 나선 '거포 유망주' 김석환은 5회 1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문경찬의 시속 135㎞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KIA는 상·하위 타순,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두루 활약하면서 대기록을 완성했다.
KIA는 지난 23일 롯데전에서도 20안타를 몰아치며 9-3으로 승리했다. 이창진은 이 경기에서도 3안타를 쳤고, 김호령은 1-1 동점이었던 5회 초 3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결승 득점을 해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 경기 뒤 "1.5군급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김호령은 타율이 높지 않지만, 꾸준히 안타를 치고 작전 수행도 잘해주고 있다. (주전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돌아와도 고민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코뼈 골절상을 당해 재활 치료를 받았던 소크라테스는 이번 주 퓨처스리그(2군)에서 실전 경기를 소화한다. 그가 1군에 복귀하면 KIA의 외야 두 자리(우익수는 나성범)는 주전은 사실상 고정된다.
KIA 백업 외야수들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치른 5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일종의 경쟁 효과다. 소크라테스가 돌아오면 출전 기회가 줄어든다. 그 전에 자신의 실력을 어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IA는 주전 좌익수를 아직 찾지 못했다. 현재 꾸준히 선발 좌익수로 나선 이창진이 이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 김호령은 주루와 콘택트 능력, 김석환은 장타력, 이우성은 공·수 밸런스가 강점이다. 이번 주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KIA는 6월 26일부터 8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 팀 타율이 0.217에 불과했다. 그러나 8일부터 치른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를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5경기에서도 화력이 살아나며 4승(1패)을 더 거뒀다. 23·24일 롯데전은 팀 타율(0.284)과 홈런(30개) 1위를 기록하며 뜨거웠던 '5월의 화력'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업 외야수들의 경쟁 효과도 공격력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