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5-4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KT는 전날(26일) 열린 1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패색이 짙던 9회 말 2사 1루에서 4번 타자 박병호가 끝내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는 4회까지 팽팽한 양상으로 흘렀다. KT 선발 엄상백은 깔끔하게 4이닝을 막았다. 1회 초 1사 1·2루를 넘긴 뒤엔 거침없이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키움 선발 정찬헌은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삼진을 잡아내며 스스로 벗어나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줬다. 4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승부 균형은 KT가 먼저 깼다. 5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배정대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후속 타자 앤서니 알포드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키움 포수 이지영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밟았다.
알포드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승부에서 정찬헌의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걷어 올려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KT가 균형을 깼다.
그러나 이어진 수비에서 이정후를 막지 못했다. 엄상백은 6회 초 선두 타자로 상대한 이정후에게 2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했고, 이정후는 공 배합을 읽은 듯 밀어쳐 호쾌한 타구를 렸다. 타구는 왼쪽 안쪽으로 떨어졌다. KT가 1-2,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7회도 이정후에게 당했다. KT는 7회 초 신인 박영현을 투입했다. 전날 1차전에서 만루 위기를 잘 넘긴 투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선 이지영에게 안타, 야시엘 푸이그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1사 뒤 이용규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혜성을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큰 산' 이정후가 남아 있었다. 박영현은 제2의 오승환으로 기대받는 유망주. 그러나 이정후는 현역 최고 타자다. 4구째 직구 승부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KT가 2-4 역전을 허용했다.
KT는 7회 말 2사 1·3루에서 알포드가 내야 안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8회는 주자를 두고 나선 김준태와 심우준이 안타가 아닌 볼넷 출루를 의식한 타격을 하다가 삼진을 당하며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던 상황. 그러나 KT도 해결사가 있었다. 4번 타자 박병호.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 나선 박병호는 상대 투수 문성현의 슬라이더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시즌 30호 홈런을 가장 극적인 순간에 때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