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안우진 상대 3안타' 문상철 "잃을 게 없다는 생각...3루타 위해 전력 질주"
등록2022.07.28 22:00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KT 위즈 내야수 문상철(31)이 현재 리그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격침을 이끌었다. 그는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라고 했다.
문상철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7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KT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KBO리그 대표 '파이어볼러' 안우진에게 시즌 최다 실점(8점)을 안겼다. 문상철이 앞장섰다.
KT는 1·2회 나선 6타자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고전했다. 문상철은 3회 말 첫 타자로 나서 안우진의 시속 150㎞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0-1로 지고 있던 KT는 안우진 상대로 일단 동점을 만들려 했다. 신본기가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를 3루에 보냈고, 심우준은 적시타를 쳤다.
안우진은 현재 연속 안타를 뽑아내기 어려울 만큼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문상철에게 안타를 맞은 뒤 흔들렸다. 주자를 1루에 두고 나선 조용호는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고, 배정대가 투수 머리 위로 원 바운드로 떨어지는 내야 타구를 생산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문상철은 4회 말 2사 1루에서 나선 2번째 타석에서는 안우진의 시속 148㎞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KT가 4-1, 3점 차로 앞서가는 홈런이었다. 문상철은 6회 타석에서도 2사 뒤 나서 안우진에게 좌전 안타를 쳤다. 3번째 안타.
문상철에게 3번째 안타를 맞은 안우진은 이내 무너졌다. KT 후속 타자들에게 안타와 볼넷을 연속으로 내줬다. 만루에서 상대한 배정대에겐 우중간 3타점 3루타를 맞았다. 안우진 격침의 중심에 문상철이 있었다.
경기 뒤 만난 문상철은 "나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안우진을 상대로 다른 타자들도 잘 못 치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이 늦지 않는 것만 염두에 뒀다. 홈런을 친 상황도 앞서 몸쪽(우타자 기준)에 헛스윙한 뒤 최대한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스윙했다. 운 좋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웃었다.
문상철은 이날 2루타-홈런-단타를 차례로 치며 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을 눈앞에 뒀다.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4번째 타석에서 우익 선상 깊은 위치에 타구를 보내며 남은 3루타까지 뽑아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야수의 호수비에 무산되고 말았다.
문상철은 "의식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타구가 그쪽(우익 선상)으로 향하다 보니 욕심이 나서 전력 질주했다. '떨어져라, 떨어져라'라고 외쳤다"며 웃어 보였다.
문상철은 KT 창단 멤버다. 고려대학교 4번 타자 출신 이력으로 인해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5군 선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우진은 올 시즌 한 번도 한 경기에 한 타자를 상대로 3안타를 맞지 않았다. 그에게 3안타를 뽑아낸 타자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와 김현준뿐이다. 문상철이 이날 얼마나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상철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