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이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면서 ‘외계+인’은 5위권 밖으로까지 밀려났다.
‘외계+인’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이후 4일 현재까지 144만여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 중이다. 전날 일일 동원 관객 수는 1만여 명이다. 또 다른 한국영화 기대작 ‘헌트’가 오는 10일 개봉하는데 그때까지 큰 반전이 없다면 ‘외계+인’의 최종 관객 스코어는 150만~200만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등 화려한 출연진과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무장한 ‘외계+인’ 1편의 제작비는 약 330억 원가량. 이에 따르면 ‘외계+인’의 손익 분기점은 약 700만 관객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기류는 지난 2019년 개봉했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떠올리게 한다. 비, 강소라, 이범수 주연에 제작비만 약 150억 원이 투입됐던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으나 고작 17만 명의 관객들만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흥행참패를 맛봤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 외에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영화 가운데 흥행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 한 작품으로는 약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야 했으나 214만 명에 그친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2011),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조합으로도 43만여 관객의 선택밖에 받지 못 한 ‘협녀, 칼의 기억’(2015), 제작비 약 115억 원을 들였으나 47만 관객 동원에 그친 ‘리얼’(2017) 등이 있다. 그런데 ‘외계+인’이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아직 남은 2부가 있다는 사실이다. 1부의 흥행과 별개로 2부가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으나 1, 2부가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라는 점이 핸디캡이다.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이 얼마나 선뜻 ‘외계+인’ 2부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외계+인’ 2부는 1부의 제작비를 살짝 상회한다. 결국 약 700~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지 못 하면 이 작품 역시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 하게 된다는 의미다. ‘도둑들’(2012년)과 ‘암살’(2015년)이라는 두 편의 천만영화를 거머쥔 최동훈 감독이 이번엔 독약보다 더 쓴 흥행 참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진 ‘외계+인’이 내년 개봉할 2부로 대역전 반전극을 써낼 수 있을까. 관객과 영화인들의 관심이 쏠린다.